연장까지 3대 3···승부차기에서 3대2로 승리거둬
이강인 1골 2도움 활약···VAR도 도와
오는 12일 에콰도르와 결승 진출 다퉈
한국 축구의 어린 태극전사들이 36년만에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4강 진출 신화를 이뤄냈다. 이강인(발렌시아)을 비롯한 청소년 대표팀 전체의 골고른 활약과 비디오판독(VAR)이 적시에 도움을 주면서 극적인 승부가 연출됐다.
9일(이하 한국시간) 한국 U-20 대표팀은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세네갈을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한국은 U-20 월드컵의 전신인 1983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오른 이후 36년 만에 4강 신화를 이뤘다.
한국 대표팀은 이날 최전방에 오세훈을 세우고, 전세진(수원)과 이강인을 좌우 측면에 배치한 공격 삼각편대로 세네갈을 골문을 노렸다. 경기 초반 ‘선수비 후역습’ 전략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했던 한국은 예상을 깨고 공세를 강화했다. 하지만 전반 37분 세네갈의 흐르자 카뱅 디아뉴 왼발 슈팅에 선제 실점했다.
1대 0으로 뒤진 채 후반에 돌입한 한국은 후반 16분 페널티킥을 얻어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정호진(고려대)이 슈팅할 때 이지솔(대전)이 상대 선수에게 등을 떠밀려 넘어진 게 VAR로 확인되면서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막내 이강인은 침착하게 왼발 슈팅을 해 왼쪽 구석에 골인 시켰다.
한국은 후반 31분 세네갈에 역전골을 허용했다. 이재익(강원)이 위험지역에서 유수프 바지의 오른발 슈팅을 막는 과정에서 공이 손에 맞아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세네갈의 니안이 골을 결정지었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은 후반 막판 극적인 골을 만들어 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후반전 추가시간 8분 무렵 왼쪽 코너킥을 얻은 한국은 이강인이 정교한 크로스를 올렸고, 이지솔이 달려 나오며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틀어 골을 만들어냈다.
연장전에서는 반대의 상황이 발생했다. 한국은 연장 전반 6분 역습 상황에서 이강인의 날카로운 패스를 조영욱이 받아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한국의 승리로 끝나기 직전인 연장 후반 16분 세네갈의 아마두 시스가 오른발로 동점골을 터뜨렸고 두 팀은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승부차기에서도 반전과 반전이 거듭됐다. 한국은 1, 2번 키커 김정민(리퍼링)과 조영욱이 잇따라 실축했다. 세네갈 역시 일부 키커들의 실축이 나왔다. 이후 한국의 3번 키커 엄원상(광주), 최준(연세대)이 연이어 골망을 흔들면서 2-2 상황이 됐다.
마지막 키커였던 오세훈의 슈팅이 골키퍼에 막히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그러나 VAR 결과 세네갈 골키퍼가 슈팅 직전에 먼저 골라인을 넘어서 움직인 것이 확인됐고 다시 한 번 기회를 받은 오세훈이 골망을 갈랐다. 이후 세네갈 마지막 키커가 크로스바를 넘기면서 결국 한국의 승리로 끝이 났다.
36년만에 4강에 진출한 한국은 오는 12일 오전 3시 30분 루블린에서 8강 상대 미국을 2-1로 꺾은 에콰도르와 결승 진출 티켓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