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심화 속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급등···미국의 긴장 격화 행위 탓”
“상황 더 나빠지면 추가 부양책 논의하겠지만 현재는 논의하지 않고 있어”

미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국가에 상계관세를 매기는 규정을 추진하는 등 환율전쟁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중국 외환 당국이 지난 5월27일 위안화 기준 환율을 비교적 큰 폭으로 내렸다. /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국가에 상계관세를 매기는 규정을 추진하는 등 환율전쟁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중국 외환 당국이 지난 5월27일 위안화 기준 환율을 비교적 큰 폭으로 내렸다. / 사진=연합뉴스

이강(易鋼) 중국 인민은행장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악화되더라도 중국은 통화정책을 운용할 엄청나게 많은 여지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은행장은 7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금리, 지급준비율, 재정 및 통화정책 방법들에 있어 많은 여지를 가지고 있다”며 “조정여지가 엄청나다(tremendous)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역전쟁 심화 속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급등한 것이 미국의 긴장 격화 행위 탓”이라고 규정하면서 당분간 환율을 시장 흐름에 맡겨두겠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의 금융정책을 주도하는 인민은행장이 무역전쟁과 관련해 적극 발언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하지만 이 은행장은 당장 중국이 추가 부양책을 검토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은행장은 “상황이 조금 더 나빠져도 현 (부양) 패키지로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물론 만일 상황이 매우 심각하게 나빠진다면 (추가 부양책을) 논의하겠지만 지금 현재는 그런 시나리오를 논의하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위안화 환율 방어 ‘레드 라인(red line)’에 대해 “최근 약간 (위안화가) 약해지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큰 압력 때문”이라며 “특정 수치(numerical number)가 다른 것들보다 중요한 것만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그는 “무역 전쟁이 단기적으로 위안화 평가절하 압력 요인이 되고 있는데 보다시피 위안화 가치는 잠시의 잡음 뒤 매우 안정적이고 다른 신흥국 화폐에 비해 강한 상태”라면서 “위안화 가치가 균형 수준을 넘나드는 범위에서 계속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위안화 환율에 있어 약간의 유연성은 중국 경제와 세계 경제에 좋은 일”이라며 “이는 경제에 자동적인 균형추 기능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강 은행장은 이번 주말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해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양자 회동할 예정이다. 지난달 워싱턴DC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된 이후 첫 양국 고위급 인사가 만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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