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주가, 2018년 1월 이후 급락···약 30% 떨어져
전문가 “가계대출 성장·기준금리 인상 분위기 없어 당분간 악재 예상”  

4대 시중은행의 로고. / 사진=연합뉴스
4대 시중은행의 로고. / 사진=연합뉴스

국내 금융지주들의 주가가 국내외 경기 침체,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등 영업환경 악화 탓에 좀처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의 뚜렷한 실적 개선이나 당국의 규제 완화, 기준금리 인상 등의 가능성이 작아 주가는 당분간 반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신한·KEB하나·우리금융지주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여전히 전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의 이날 주가는 4만43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0.34% 하락했다. 지난해 1월12일 6만9200원까지 오른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며 이날보다 35.9% 떨어졌다. 주가는 3월28일 1년 사이 최저 수준인 4만650원을 기록한 이후 3개월 동안 4만8000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월30일 5만34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 1월14일 3만8100원을 기록, 28% 내려갔다. 이후 오르기 시작한 주가는 4만8000까지 회복했지만 다시 하락 국면을 맞으면서 이날 4만4900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해 1월12일 5만6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계속 내려가며 이날 3만7500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는 올해 지주사 전환 이후 1만6000원에서 내려가기 시작해 최근 3개월 동안 1만3000원대에서 머물렀다. 이날에만 전 거래일 대비 0.72% 떨어진 1만3750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4대 금융지주의 주가 하락 원인이 최근의 실적 부진과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등 영업환경 악화에 있다고 분석한다. 

KB금융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84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감소했다. 하나금융의 1분기 순익도 5538억원으로 18.8% 줄어들었다. 우리금융은 지주 출범 후 첫 실적으로 1분기 6150억원 순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지주 최대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2.9% 감소한 5780억원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신한금융만 11.1% 증가한 9658억원 순익을 기록했다. 오렌지라이프의 59.15% 지분 손익이 1분기부터 포함되면서 순익이 올랐다. 

순익 감소 외에도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도 금융지주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은행의 주 수익원인 가계대출 성장이 억제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주식을 외국인 투자자가 60~70% 보유하고 있는 상황인데 규제가 강화되면 당연히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를 꺼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각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은 해외 투자자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는 등 투자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 자금만으로는 주가 부양이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를 막기 위해 배당도 늘리는 중이다. 4대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현금 배당액은 총 2조5209억원으로 2016년보다 43%나 증가했다.

정태준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금융지주 주가 상승) 기대가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대출이나 순이자 마진 등이 상승하고 대손비용이 줄어들었는데 지난해에 반대 상황이 되며 주가가 내려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대출도 가계대출보다 중소기업 대출 중심의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악화로) 중기 대출 대손비용은 상승했고, 대출 규모마저 쉽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며 “경기 회복과 기준금리 인상 분위기도 없어 (금융주 상승과는) 반대 국면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