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지역 비해 청약조건·분양전매 유리···개발호재 기대감에 수요층 몰려

8일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인해 비조정대상지역의 분양시장이 양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굵직한 개발호재가 있는 곳은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인해 비조정대상지역 분양시장에 때아닌 훈풍이 불고 있다. 조정대상지역에 비해 청약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워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대형 개발호재가 있는 단지는 안정적인 흥행성적을 거두는 모습이다.

8일 금융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1순위 청약자수가 1만명 이상 몰린 단지는 54곳이었다. 이중 비조정대상지역(분양 당시 시점 기준)에서 공급된 곳은 42개 단지로 1만명 이상 청약통장이 접수된 단지의 78%를 차지했다. 또 올해 1분기(1~3월)에도 1순위 청약자가 1만명 이상 몰린 전국 11개 단지 중 9곳이 비조정대상지역으로 나타났다.

실제 인천 서구 루원시티에서는 지난해 10월에 분양한 ‘루원시티 SK리더스뷰’가 1448가구 모집에 3만5443개의 청약통장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24.48대 1를 기록했다. 이에 지난해 인천에서 1순위 청약 수요가 가장 많이 몰린 단지로 기록됐다. 이 단지 주변으로는 굵직한 개발들이 진행되고 있다. 인천국세청 독립청사가 루원시티 공공복합업무용지 2블록에 조성되며, 2020년 착공해 2025년 준공될 예정이다. 인천제2청사 건립도 검토되고 있으며, 7호선 루원시티역(가칭, 2021 착공 예정)도 계획돼 있다. 

지방에서는 광주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 1월 광주 남구에서 공급된 ‘광주남구 반도유보라’는 256가구 모집에 1만8225명이 몰리며 51.19대 1의 1순위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광주시가 추진해온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일자리 확보와 더불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분양 시장도 훈풍이 분 것으로 보인다. 광주 지하철 2호선 건설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비조정대상지역은 조정대상지역보다 10% 가량 추가 대출이 가능하고, 1순위 조건도 청약통장 가입 후 12개월만 경과하면 된다. 모집공고일 이전에만 거주하면 거주지 제한도 없다. 유주택자도 청약이 가능하고, 전매제한도 6개월로 비교적 짧다. 추첨제 적용비율도 전용 85㎡이하의 경우 전체 물량의 60%로 가점이 낮은 청약자들도 당첨 확률이 높은 편이다.

이지연 리얼투데이 차장은 “비조정대상지역은 조정대상지역과 비교해 청약제도가 간편하고, 분양권 전매 기간이 짧거나 없는 곳도 있다”며 “특히 대형 개발호재가 있는 곳은 시세차익을 거둘 가능성도 있는 만큼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도 움직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최근 분양한 단지들도 연이은 흥행을 거두고 있다. 지난 6일 신영이 인천광역시 서구 가정동 루원시티에 조성하는 ‘루원 지웰시티 푸르지오’는 최고 16.59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1순위 당해에서 마감됐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49층, 5개 동, 전용 84㎡ 단일면적 총 778가구 규모로 구성됐다. CGV 입점이 확정된 ‘지웰시티몰’이 함께 조성된다. 인천지하철 2호선 가정역 초역세권에 위치해 있고, 지하철7호선 청라연장선 루원시티역(가칭, 2021년 착공예정)도 도보권에 개통될 계획이다.

두산건설이 부산광역시 동구 범일동 252-1562번지 일대에 조성하는 ‘두산위브더제니스 하버시티’도 지난달 29일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959가구 모집에 6349건이 접수돼, 평균 6.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최고 경쟁률은 18.83대 1을 기록했다. 사업지가 들어서는 동구는 부산항을 국제 해양 관광·문화 도시로 개발하는 북항 재개발 프로젝트의 최대 수혜지다. 재개발지역 활성화를 위해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과 연결된 트램 노선 조기 착공도 추진된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로 인해 주택 구입 시 초기에 필요한 자본금이 커지면서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역마다 규제의 강도가 다르게 적용되고 있어 이를 역이용하면, 손쉽게 신규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규제에서 벗어나 있어 규제가 덜한 비조정대상지역 중에서도 개발호재로 미래가치가 높아 투자 수요가 몰릴 만한 곳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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