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화웨이,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미정···LG V50 씽큐, 듀얼스크린 물량 부족으로 배송 지연
5G 콘텐츠와 함께 6인치 이상 화면 수요 증가···품질‧물량 안정화가 관건

5G 상용화와 함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잇달아 화면을 넓히는 폼팩터(외형) 혁신을 단행하고 있지만 대외 변수로 인해 진통을 겪는 모습이다. 삼성전자·화웨이는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일정이 불투명하고, LG전자 V50 씽큐는 ‘듀얼스크린’ 물량 부족으로 소비자 불만을 사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대화면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향후 혁신 제품의 품질 및 물량 안정화가 시장 선점의 관건이 될 전망인데 아직은 삼성전자도 LG전자도 역부족이다.

먼저 폴더블 스마트폰은 품질 문제 등의 변수로 인해 올해 출하량이 저조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의 통계를 종합하면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200만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 한 해 글로벌 시장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을 180만대로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 관계자는 “이 전망치는 기존 190만대 대비 10만대가 하향 조정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는 당초 예정됐던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출시가 지연되고 화웨이의 '메이트X'의 출시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갤럭시폴드는 지난 4~5월 출시가 돼야 했지만 디스플레이와 힌지(경첩) 부분에서 결함이 보고되면서 제품 보완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화웨이 폴더블폰 메이트X도 미·중 무역분쟁의 직격타를 맞으며 출시일이 불투명해졌다. 미국 정부의 제재로 칩셋 수급과 구글 모바일 서비스(GMS) 사용에 제약을 받을 경우 신제품 출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높은 가격으로 인해 폴더블 스마트폰이 2019년과 2020년 사이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라면서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를 얼마나 완성도 높게 제조해 출시할지가 초기 시장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모델이 LG V50 씽큐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모델이 LG V50 씽큐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LG전자

 

◇‘폴더블’보다 먼저 나온 ‘듀얼스크린’···플립 커버 물량 안정화 과제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에 진통을 겪는 가운데 LG전자는 '듀얼스크린'으로 대화면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러나 LG전자 역시 소비자 불만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듀얼스크린 물량 부족 때문이다. 

LG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 대신 듀얼스크린이란 비교적 안전한 선택을 했음에도 수요 예측에 실패해 소비자들의 원성만 샀다. 경쟁사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지연 속에 모처럼 맞은 호재를 날려버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지난 2016년 출시 계획만 밝힌 채 사라진 'G5와 프렌즈'가 떠오른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제품 자체보다 액세서리 기능에 끌려 V50을 구매했는데 결국 핵심인 액세서리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지난달 10일 내놓은 V50 씽큐는 출시 20여 일 만에 국내에서 15만대 이상 팔렸다. 전작인 V40에 비해 3배 많은 초기 판매량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5G 지원 기능과 함께 새롭게 장착한 ‘듀얼스크린’으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기본 6.4인치 화면에 여닫을 수 있는 6.2인치 플립 커버를 끼워 두 가지 화면을 구동하는 방식이다. LG전자는 당초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내놓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갤럭시 폴드 출시가 지연되면서 오히려 대화면 경쟁에선 한 발짝 앞선 모양새가 됐다. V50의 듀얼스크린은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구동 방식은 다르지만 더 큰 화면을 통해 멀티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선 같은 수요층을 공유한다.

그러나 초기 예상보다 많은 판매량에 듀얼스크린의 핵심인 플립 커버 액세서리는 물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LG전자는 V50 출시 이후 이달 말까지 구매자에게 무상으로 플립 커버를 제공하고 있는데, 물량이 모자라다 보니 1개월 이상 배송이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단말 구매자들은 플립 커버 배송이 지연되면서 사실상 듀얼스크린 기능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달 말 V50 씽큐를 구매한 송아무개씨는 “5월 말에 V50을 샀는데 원래 일주일이면 듀얼스크린을 보내준다는 통보를 받았으나 최근 말이 바뀌어 7월 말에나 배송할 것이란 통보를 받았다”면서 “스마트폰을 한번 구매하면 2년 정도 쓰는데 이 기간 중 10%는 플립 커버 없이 반쪽짜리로 쓰라는 것이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유통가는 듀얼스크린 배송이 한 달 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시 이통사 직영점 관계자는 “5월 초에 구매한 고객들에 대한 듀얼스크린 플립 커버 배송이 최근 끝난 상태인 것으로 안다”며 “지금 단말을 구매하면 듀얼스크린 배송까지 한 달 정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적극적인 마케팅 차원에서 유료로 제공하려던 플립 커버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는데, 예상보다 판매량이 많다 보니 듀얼스크린 물량이 부족해졌다”며 “현재 플립 커버를 적극 공급하고 있으며 앞으로 물량이 많이 풀릴 것”라고 설명했다.

향후 더 큰 스마트폰 화면에 대한 시장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대화면에 대한 실험적 디스플레이도 속속 도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품 품질과 물량 안정화가 결국 시장에서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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