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상품기획자 이영빈·최낙삼 저서

이미지=새빛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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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농사꾼이 장사꾼도 돼야 한다. 트랙터로 밭을 갈고, 비닐하우스에서 딸기를 따다가도 스마트폰으로 주문을 받고 배송까지 해야 한다. 땅에서만 바빴던 농사꾼들이 이제는 땅 밖에서도 바빠진다. 그러나 바쁘다고 다 소득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바빠도 효율적으로 바빠야 한다.”

부부 상품기획자인 이영빈씨와 최낙삼씨가 9가지 농촌상품 기획 방법을 소개한 책 ‘대한민국 농가농촌을 위한 상품기획의 정석’이 출간됐다.

큰마음 먹고 배추를 심었더니 배추 값이 바닥을 치게 됐다. 다시 큰돈을 들여 더덕을 재배해 2차 상품까지 만들었더니 손님이 찾지 않는다. 열심히 농사를 지으면 될 줄 알았는데 점점 빚만 늘어간다. 공무원을 찾아가도 뾰족한 방법을 내놓지 못한다. 옛날에 아버지는 농사만 잘 지어도 자식들 다 대학 보내고 여유로웠는데 지금 시대의 농사는 왜 이렇게 힘든 걸까. 이렇게 방황하는 농부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귀농을 했다. 도시에 신물이 나서 시골에 내려와 남들이 안 하는 농사에 과감히 도전했다. 벌꿀도 만들고, 색다른 사과 브랜드도 만들었다. 동네 사람들에게, 가까운 지인들에게 품평을 들어보니 반응이 꽤 좋았다. 그래서 별다른 고민 없이 대량 생산에 투자했다. 그런데 팔리지 않는다. 다들 반응이 좋았는데 왜 그럴까. 타깃 검증이 잘못 됐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 밭에 나갈 때 유튜브 장비를 들고 갈지도 모른다. 퇴비나 농기구만큼이나 스마트폰이 농사의 필수품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내가 만든 농작물을 누구에게 팔아야 하는지도 분명해진다. 이것이 상품기획의 기본이고, 이것이 ‘6차 산업’이라 불리는 농융복합산업 시대에 이른 농사 기획의 기본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례를 들며 재미와 효과를 높였다. 청년 농부와 소녀 농부가 태어나는 시대, 고구마, 감자에 독특한 브랜드가 붙는 시대다. 이렇게 달라진 시대에 우리나라 농부들이 사는 법을 전수해 주고 있다. 《새빛, 유피피코리아 출판/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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