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AI·공기청정·전력 효율 기능 향상···신형 교체 수요 노려
올해 전체 에어컨 판매량 300만대 기록 가능성도···유통사 프로모션 주목

서울 강남구 롯데하이마트 대치점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에어컨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롯데하이마트 제공
서울 강남구 롯데하이마트 대치점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에어컨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롯데하이마트 제공

때 이른 무더위에 올해 에어컨 판매 업체들이 호황을 누릴 전망이다. 우리나라 가전 양대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생산라인을 풀가동하며 올 성수기 물량 대응에 나섰다. 연초 출시한 신형 에어컨을 앞세워 때이른 무더위 속 교체주기 수요를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5일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한 달 동안 판매된 에어컨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자랜드 역시 지난달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하면서 역대 동월 판매량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른 무더위로 인해 매년 5월 에어컨 판매량이 급증하는 추세다. 전자랜드 에어컨 판매량은 지난해 5월엔 전년 동월 대비 25% 감소했지만 올해는 한달 빨리 찾아온 무더위 속 에어컨 판매량이 다시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부터 도입되는 주 52시간 근무제 역시 에어컨 구매 시기를 앞당기는 데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에어컨 수요가 한번에 몰릴 경우 설치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 일부 소비자들은 극성수기였던 7~8월에 에어컨 구매를 결정하고도 최대 보름 이상 기다리는 불편을 겪기도 했는데 올해는 근무시간까지 짧아지면서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 일부 소비자들은 에어컨 구매를 서두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전국 남녀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36%가 올해 에어컨을 구매할 계획이 있으며, 이중 70%가 7월 이전에 에어컨을 구매한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이에 유통업계는 설치인력을 확보하는 등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에어컨 전문 설치인력을 1700팀으로 구성하며 지난해보다 300여팀을 늘렸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각 방마다 에어컨을 설치하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기청정‧AI까지 다기능 탑재···'각방 1대, 사계절 가전'으로 주목

국내 에어컨 양대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하며 수요 대응에 나선 상태다. 양사는 공기청정‧인공지능(AI) 성능을 강화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에어컨 교체 수요를 겨냥했다. 특히 이들 제품은 소비자의 여름철 전기세 부담을 덜기 위해 에너지 효율을 개선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냉방력을 강화한 무풍 에어컨을 앞세워 시장 세를 굳힐 방침이다. 올해 출시한 2019년형 무풍 에어컨은 그간 ‘무풍은 시원하지 않다’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서큘레이터 팬을 새롭게 탑재했다. 사각지대 없이 쏘는 급속 냉방으로 실내 온도를 떨어뜨리고 무풍 모드로 온도를 낮게 유지하는 원리다. 뉴 빅스비와 함께 위치 기반 '지오펜스' 기술을 활용해 자동 운전하는 AI 성능도 강화했다. 

LG전자의 신형 휘센 씽큐 에어컨은 사람에게 말을 거는 ‘교감형 AI’ 기능을 강조한다. 사용자가 묻지 않아도 에어컨이 주변 환경과 상황에 따라 운전모드를 변경하고 이를 음성으로 알린다. 사용자의 사용패턴을 학습해 적절한 코스로 작동하며 필요한 정보를 음성으로 알리는 기능도 갖췄다. 특히 LG전자는 올해부터 벽걸이형을 포함한 에어컨 제품에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를 적용해 기존 대비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로 했다. 휘센 씽큐는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 효율이 30% 개선됐다. 

◇에어컨 300만대 시대 열까···유통업계도 프로모션 돌입

업계에선 지난해 폭염에 대한 학습효과와 함께 신형 제품에 대한 교체 수요가 몰리면서 전체 에어컨 판매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50만대에 그쳤던 에어컨 시장은 지난해 250만대 규모까지 몸집을 불렸다. 

일각에선 올해 유통사 프로모션 및 마케팅 방침에 따라 판매량이 보다 탄력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자랜드는 이달 고온스팀살균과 항균제로 에어컨 내 세균을 제거하는 ‘전자랜드 클린킹’의 에어컨 청소 서비스를 최대 30%까지 할인한다. 이와 함께 일부 제휴 카드로 에어컨 결제 시 무이자 할부 및 캐시백 등을 제공하는 금융 판촉 행사도 진행한다. 롯데하이마트 역시 이달 한달간 가전 제품의 청소 및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케어 서비스’ 특별 판촉 행사를 진행한다.

가전 유통업계 관계자는 “금융 프로모션 같은 경우 계절 이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인으로 월마다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에어컨과 같은 계절상품은 성수기 이슈에 따라 프로모션이 집중되는 주력 상품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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