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상승률 전국서 가장 높아···세부담 증가로 매수자들 관망세로 돌아서
공급물량 증가로 지역 경쟁력 감소
부동산 시장에서 ‘준강남’으로 불리며 승승장구 했던 경기 과천이 흔들리는 분위기다. 올해 들어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어서다. 공시가격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면서 세 부담을 느낀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최근 공급물량도 늘고 있어 하락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과천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전년 대비 14.2%p 증가한 23.41%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국 평균 상승률인 5.24%와 비교해도 4배가 넘는 수치다. 세 부담 증가로 소유주들은 물건을 내놓고 있지만, 매수자들은 선뜻 매수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는 아파트값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과천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뚜렷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 평균 매매가격이 3.3㎡당 4995만2000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1월 4473만3000원으로 500만원 이상 하락하더니, 지난달에는 4379만5000원까지 떨어졌다.
아파트 실거래가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전문 서비스업체 경제만랩에 따르면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 84㎡은 지난해 10월에만 해도 11억3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지만 올해 4월 8억8900만원에 거래됐다. 6개월 새 2억4100만원이나 하락한 셈이다.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거래량을 살펴보면 지난해 1~4월 과천시의 아파트 거래량은 1023건이었지만, 올해 1~4월에는 109건으로 전년대비 89.3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지역 경쟁력이 떨어진 점도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달 7일 ‘수도권 30만가구 주택공급 방안에 따른 제 3차 신규 택지 추진계획’에서 과천지구를 중형택지지구로 지정하고 7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 과천지식정보타운과 재건축 단지들도 곧 분양될 예정이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과천 아파트들의 공시가격이 급등해 재산세 부담이 크게 늘었다”며 “과천 내 신규분양과 그 외 공급물량도 증가한 만큼 아파트 가격 하락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