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상승세 없다던 강남 재건축 다시 전고점 향해 상승
시장 분위기 반전에도 “급등세 없을 것” 전망 여전

서울 강남의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최근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성사되면서 시세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서울 강남의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최근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성사되면서 시세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9·13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이 또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 역시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시장이 전개되는 상황이어서 이 같은 추세가 일시적 모습일지 대세 상승 신호탄이 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전용 76㎡는 지난달 18억2900만 원에 손바뀜이 이루어졌다. 이는 9·13 대책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초에는 16억 원까지 떨어진 것에 견주어보면 약 석 달 사이 2억3000만 원 가량 오른 셈이다. 인근 D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일 시세가 바뀐다”라며 “현재 매물로 나와있는 해당평형 급매도 18억6000만 원”이라고 전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역시 호가는 물론 실거래가도 급등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용 84㎡는 9·13 대책 발표 이전인 지난해 9월 20억5000만 원까지 거래됐다가 9·13 대책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면서 올 초에는 16억6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급매물 위주로 간혹 거래되면서 지난달 18억2000만 원에 실거래가 이루어졌고 호가는 19억 원까지 뛰었다.

그동안 상당수 전문가는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올해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 속 급격한 상승세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건설·부동산 연구원은 “재건축 진행이 초기단계인 강남의 고가 재건축 단지는 현 시점에서 투자재로서의 매력이 없다”고 얘기했다. 부동산114 역시 “일부 급매물 소진으로 거래가 이뤄지지만 상승세는 없으니 추격매수는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주 서울 강남4구 집값이 31주 만에 일제히 올랐고 이는 재건축 시장이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 예상과는 달리 재건축 관련 각종 규제가 쌓여있는 상황 속에서도 투자자들이 하나 둘 유입되는 것이다. 통상 재건축 매수자의 경우 실수요보다는 아파트 매매에 따른 이익을 얻으려는 투기수요가 더 많다.

시장에는 온기가 돌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여전히 추가 상승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력한 대출 규제를 내용으로 하는 9·13 대책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데다가, 미·중 무역분쟁 등 거시경제 위험에 따른 불확실성 증폭이 투자자를 주춤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시장 움직임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큰 의미를 두지는 않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말 연 기자간담회에서 “급매물 소진 지역에서 사례가 있었지만 추격 매수세 동반이 형성되지 않으면서 대세 상승하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수요를 대체할 수 없는 3기 신도시 발표가 강남의 상품성만 더 키운 꼴이 됐다”면서 “다만 정부의 규제가 워낙 강력해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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