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좌석 도입·라운지 운영으로 고급화 전략 취하는 LCC와 상반
장거리 노선·차등 좌석제 등 '프리미엄 서비스' 제도 개편···“이런 흐름 지속될 듯”

대형항공사(FSC)가 저비용항공사(LCC)의 성장으로 중·단거리 노선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공항 라운지 운영 등 고급화 전략을 펼치는 LCC와 달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대형항공사의 특징인 '장거리 노선', '차등 좌석' 제도를 손 보고 있다.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수익성 강화를 이유로 잇따라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일등석 개편부터 장거리 노선 정리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가 라운지 운영을 시작하는 등 고급화 전략을 펼치는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3클래스로 운영되던 국제선 노선 27개를 2클래스로 바꾼다. 이번 개편으로 전체 32% 수준인 35개 노선에서만 일등석을 운영한다. 이전엔 국제선 노선 111개 중 62개(56%) 노선에서 일등석을 운영했다. 단거리 노선에서도 이코노미 플러스석을 없앤다. 대한항공 측은 서비스 불일치 해결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일각에선 탑승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도 사할린·하바로프스크 등 비수익 노선들에서 조기 운휴를 시행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아시아나항공은 노선 운휴 안내문을 통해 인천~하바로프스크, 인천~사할린 노선을 기존 9월 운휴에서 일정을 바꿔 7월 8일과 7월 10일로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오는 9월부터 일등석을 없애 탑승률을 높이고 기재 운영의 효율성을 추구할 계획이다.

대형항공사(FSC)와 LCC를 구분 짓는 주요 특징이기도 한 일등석 운용과 장거리 노선 운항을 줄여나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핵심 장거리 노선으로 불리는 미주 노선까지 개편 대상이 된 것을 두고 시장에선 놀랍다는 반응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시카고 노선을 오는 10월 27일부터 운휴한다. 대한항공도 인천~캐나다 밴쿠버·토론토 노선에서 일등석을 없앤다. 해당 노선엔 보통 368석의 B747-8i가 투입된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달 탑승률을 계산하면, 인천~토론토 노선의 탑승률이 67.8%이고 인천~밴쿠버 노선의 탑승률은 63.3%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중·단거리 및 퍼스트 클래스(일등석) 수요가 저조한 노선에 한해 적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적인 노선 조정 계획 등을 묻는 질문엔 “이미 한 차례 대대적으로 개선을 한 만큼, 아직까진 추가 정리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반면 LCC는 기존 FSC들이 갖고 있던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급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부산~싱가포르 노선에 좌석의 앞뒤, 그리고 좌우 간격을 넓힌 형태인 ‘뉴클래스’를 오는 7월부터 도입한다.

또 이달부터 인천국제공항에 전용 라운지(JJ라운지)를 개설해 FSC만의 서비스로 불렸던 프리미엄 서비스들을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FSC와 LCC가 서로의 전략을 벤치마킹하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시장에서 FSC와 LCC에 기대하는 가치들이 흔들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FSC와 LCC가 서로의 전략을 가져와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FSC와 LCC에 기대하는 가치를 잃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 교수는 “FSC의 특징은 다양한 좌석 등급, 장거리 노선 등 ‘프리미엄 서비스’이고, LCC는 결국 ‘저렴한 운임’이 특징이다. 경쟁이 지금보다 치열해지면 이러한 가치를 잃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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