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혁, 류근혁, 노홍인, 이기일 등 거론···청와대 의중도 변수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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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건복지부의 실장급 인사가 예고되며 국장급 중 누가 실장급으로 승진할지 주목된다. 현재로선 행정고시 34회부터 37회까지 관료 중 승진이 예상된다.

6일 복지부에 따르면, 공석인 기획조정실장 등 실장급 인사를 앞두고 외견상으로는 조용한 상태다. 현재 인사 내용과 시기 등을 점칠 수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물밑에서는 조금씩 인사에 관련된 의견을 교환하는 상태로 파악된다.

실장급 공석이 한자리이기 때문에 실장급 승진 티오(TO·정원)가 1명으로 예상된다. 행시 출신이 복지부 고위직을 점령한 상태에서 가장 기수가 높은 배병준 사회복지정책실장(32회)과 김강립 차관(33회) 이후 34회부터 후보군이 거론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어 37회까지 실장 승진 후보군으로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분석이다. 행시 38회의 경우 선두주자였던 전병왕 국장이 주제네바대표부 공사참사관으로 파견돼 해외에서 근무 중이다.

행시 34회의 경우 장재혁 복지정책관과 윤현덕 국장(고용노동부 파견), 박금렬 질병관리본부 기획조정부장(무순) 등 3명이 근무하고 있다. 35회는 양종수 질본 국립인천공항검역소장이 있다. 36회는 류근혁 연금정책국장과 박인석 국장(외교부 파견), 곽숙영 노인정책관, 정충현 복지행정지원관, 김헌주 대변인, 박민수 정책기획관(무순) 등이 활동중이다. 37회는 노홍인 건강보험정책국장과 이창준 한의약정책관,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 고득영 인구아동정책관, 이민원 국장(중국 파견), 임인택 보건산업정책국장, 최종균 의료보장심의관(무순) 등이 일하고 있다. 

이중 국장급 근무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장재혁 정책관과 류근혁 국장, 노홍인 국장, 이기일 정책관(행시 기수 순, 동기는 나이순) 등이 승진 후보군으로 빈번하게 거론된다. 

장재혁 정책관은 행시 출신으로는 복지부에서 ‘넘버 3’의 관료가 됐다. 배 실장과 김 차관에 이어 세 번째로 기수가 높은 복지부 관료가 된 것이다. 이미 행시 동기인 임종규 전 국장이 복지부 유관기관을 거쳐 민간인이 됐을 정도로 그도 경험이 많고 노련한 고위직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1964년생인 장 정책관은 권덕철 전 차관이 떠난 이후 복지부 성대 인맥 중에서도 최고 선배가 됐다. 동갑인 박인석 국장이 재수한 반면 그는 한해 학교에 일찍 들어간 성대 행정학과 82학번이다. 복지부 국제협력관과 노인정책관, 건강보험정책관, 정책기획관, 주멕시코대한민국대사관 공사참사관 파견, 연금정책국장에 이어 지난해 3월부터 현재 직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재 3명의 복지부 실장 중 행시 후배(35회)인 강도태 보건의료정책실장과 양성일 인구정책실장이 활동하는 상황에서 장 정책관 거취가 주목된다는 복지부 소식통들 분석이다.

한 소식통은 “본인도 인정하지만 특히 손건익 전 복지부 차관 등 일부 선배들과 갈등이 있었던 것은 정책 추진에 있어 소신이 너무 강하고 뚜렷했기 때문”이라며 “정책수행능력과 실력에 있어 나무랄 데 없는 정통 행정관료가 장 정책관”이라고 전했다. 

류근혁 국장은 1964년생으로, 장 정책관과 동갑이다. 경기도 양평 출신이다. 그는 서울 중동고와 인하대 행정학과(83학번)를 졸업했다. 복지부 의료급여과장과 암관리과장, 보험급여평가팀장, 건강투자기획팀장, 건강정책과장, 국민연금정책과장, 기초연금사업지원단장, 건강정책국장, 대변인, 정책기획관,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을 역임했다.

한 복지부 관계자는 “현 집권세력 논리에는 공감하지 않지만 적폐세력과 기득권 세력 대신 신주류를 내세운다면 류 국장이 적임자”라면서 “그는 명문대 출신이 아니며 행시 동기들 중 가장 늦게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했을 정도로 능력이나 실력에 비해 관운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해 11월 복지부의 국민연금 개편안 보도와 관련,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에 휴대폰을 제출한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류 국장의 한 지인은 “휴대폰이 털렸지만 이후 그 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깨끗하게 공직 생활을 수행했다는 방증이기 때문에 그가 가장 유력하다”고 주장했다.  

노홍인 국장은 충남 청양이 고향이다. 청양농고와 충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그는 복지부 암관리과장과 규제개혁법무담당관, 복지정책과장, 보건의료정책과장, 노인정책관,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을 거쳤다.

노 국장과 과거 같이 근무했던 복지부 관계자는 “업무능력과 실력이 탁월한 것은 물론 주변 사람들한테 따뜻하게 대하고 인품이 훌륭하기 때문에 실장 승진자로 부족한 것이 전혀 없다”며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관련 업무에 주력해왔던 그가 승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실제 노 국장은 과거부터 국회에서 능력을 인정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몇몇 국회의원 보좌진들과 격의 없이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행시 동기들 중 가장 나이(1960년생)가 많은 점은 다른 실장들과 비교할 때 부담이다. 배 실장은 1965년생, 양 실장은 1967년생, 강 실장은 1970년생이다. 또 사실상 정무직으로도 볼 수 있는 실장급 성격을 감안하면 박근혜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실에서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한 그의 경력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노 국장과 행시 동기인 이기일 정책관은 1965년생이다. 그는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에 2번 파견된 경력이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에서는 인사과장을 마치고 나눔추진단장으로 근무 중에 후임 인사과장이 청와대 파견 나갈 사람이 없어 찾아왔다는 말을 듣고 알겠다고 해서 가게 된 것이다. 당초 보건복지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를 시작한 이 정책관은 곧바로 취임한 대통령실장 면접을 거쳐 실장 비서관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항상 웃는 스마일맨 스타일인 그는 보육정책과장과 인사과장, 나눔정책추진단장, 미국 랜드연구소 파견, 보육정책관, 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최근 수년간 보건의료정책관이 보건의료정책실장으로 수직 승진한 것도 그의 승진 가능성을 높게 보는 하나의 근거로 풀이된다. 권덕철 전 차관과 김강립 차관, 강도태 실장 등이 이같은 사례에 해당한다. 보건의료정책관에서 바로 승진하지 못했던 최성락 차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자리를 옮겨 승진하기도 했다. 이 정책관의 트레이드마크는 ‘나는 욕심이 없다’이다. 복지부 일각에서는 실무자에게 일을 많이 시키는 고위직으로 배 실장과 같이 빈번하게 거론된다.  

이처럼 쟁쟁한 후보군이 있지만 공석인 기조실장과 달리 실장 승진자는 청와대 의중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장급 전보인사는 장관에게 권한이 많은 반면 상대적으로 실장 승진자는 청와대와 긴밀하게 협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분류된다.

복수의 복지부 관계자는 “당초 전임자가 1960년생일 정도로 경험이 많고 노련한 비고시 출신이 발령 받는 감사담당관에 1967년생인 정재욱 서기관이 임명될 정도로 최근 복지부 인사는 예측이 어렵다”면서 “청와대 낙점이 필요한 실장 승진자는 더욱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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