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무역분쟁 확전 양상에 국내외 증시 변동성 커져
일반 주식보다 더 안정적인 투자처에 분산 투자도 생각해봐야

올해 초 가파르게 상승하던 코스피가 4월 중순을 기점으로 크게 내리기 시작했다. 지난 4월 17일 장중 연고점인 2252.05를 찍고 한 달이 조금 지난 지난달 29일 2016.25까지 급락했으니 하락폭도 무시무시했다. 코스닥 지수도 이러한 하락세를 피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지수 상승에 웃음짓던 투자자들도 이제는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기껏 높여놨던 수익률이 이제는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특히 증시 하락을 야기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좀처럼 끝나지 않고 되려 확산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미국은 화웨이를 중심으로 중국의 4차산업을 집중 공격하고 있고 중국은 미국 유학과 여행을 자제해달라는 주의보를 내는 등 갈등 양상이 전방위적으로 번져가고 있다. 

게다가 한국 증시의 기초 체력인 경제 상황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을 한 달 전에 발표한 속보치(전기 대비 -0.3%)보다 더 하락한 -0.4%로 수정했다. 한국의 대표 산업인 반도체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었다. 고용 지표에서도 지난 4월 실업률이 4.4%로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우울한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을 대변하듯 다른 투자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기대 수익률을 낮추고 보다 더 안정적인 투자처에 자금을 둘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만난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시장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국내 주식에 투자하기 보다는 다양한 투자처를 물색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이나 유럽 등 해외 리츠(REITs)에 관심을 두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추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추천했다.

또 다른 투자 전문가는 증시에서 그나마 변동성이 적은 주식에 관심을 두라고 조언했다. 증시 하락에 따라 주가가 내리면 시가 배당률이 높아지는 배당주를 사모으라는 설명이었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도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로 추천받았다. 스팩은 확정 공모가인 2000원을 하회하는 경우가 드물고 인수·합병(M&A)이 성사되지 않을 시에는 약정된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특성 때문이다. 특히 M&A시에는 주가 상승 모멘텀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밖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화 투자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미국 국채나 달러표시 채권, 미국 회사채, 달러 예금 등이 그 대상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국내 자산운용사들이나 증권사 사이에선 이를 토대로 한 상품을 계속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 보다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경우엔 미국 배당주나 상장지수펀드(ETF)도 단골처럼 추천된다.       

물론 다시 증시가 안정을 되찾고 상승가도를 달릴 수도 있다. 그만큼 정답은 없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선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다양한 투자처를 찾아보는 것도 자산을 지키고 불리는 데 중요할 수 있다. ‘투자의 첫번 째 원칙은 손해보지 않는 것, 두 번째 원칙은 첫 번째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 했던 워렌 버핏의 유명한 격언을 새겨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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