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혐의 상당부분 소명”···삼성전자 부사장급 3명 쇠고랑
사법지원TF 부사장은 기각···‘이재용 측근’ 정현호 사장도 소환될 듯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안아무개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왼쪽)과 이아무개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안아무개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왼쪽)과 이아무개 삼성전자 재경팀 부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관련 증거를 인멸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됐다. 증거인멸 수사와 관련해 구속된 삼성전자 부사장급 임원은 3명에 달한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오전부터 증거인멸교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아무개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5일 새벽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명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 피의자의 지위와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 등에 비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함께 영장이 청구된 안아무개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부사장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명 부장판사는 “범행에 가담한 경위와 역할, 관여 정도, 관련 증거, 주거 및 가족 관계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지난 30일 안·이 부사장에게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1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분식회계 관련 조치 사전통지서를 받은 뒤 같은 달 5일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서 삼성 수뇌부와 함께 회의(어린이날 회의)를 열고 검찰 수사에 대비한 증거인멸을 논의하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어린이날 회의 이후 사업지원 TF와 삼성바이오, 삼성바이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의 조직적인 증거인멸이 진행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어린이날 회의에 참석한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이사와 김아무개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 박아무개 삼성전자 인사팀 부사장에 대해서도 지난달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김·박 부사장 2명은 구속됐다. 이날 구속된 이 부사장까지 포함하면 구속된 삼성전자 부사장급 임원은 3명에 달한다.

부사장급에 대한 수사가 어느 정도 성과를 보임에 따라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증거인멸 수사는 점차 윗선을 향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사장을 조만간 소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