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내부거래 비중은 해결 과제

홍원표 삼성SDS 대표. /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홍원표 삼성SDS 대표. /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최근 국내 IT 서비스업계 빅3인 삼성SDS, LG CNS, SK주식회사 C&C는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각자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한편으론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표적이 되면서 계열사 거래 비중을 줄여야 하는 과제도 떠안았다. IT 서비스업계로서는 그야말로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이다. 앞으로 3편에 걸쳐 이 같은 IT 서비스 환경 변화 속 각 CEO들의 경영 성적과 향후 전략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과거 삼성그룹 계열사의 IT 인프라 구축을 시작으로 IT 용역사업인 시스템 통합(SI, System Integration)을 주력으로 해왔던 삼성SDS는 최근 기업용 디지털 솔루션업체로의 변신에 성공한 모양새다.

홍원표 삼성SDS 대표는 지난 2015년 삼성전자에서 삼성SDS로 자리를 옮기며 기업용 솔루션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내세우며 체질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인공지능 서비스 ‘브리티’, 사물인터넷 솔루션 ‘브라이틱스IoT’, 블록체인 기반 인증 시스템 ‘넥스레저’ 등 다양한 솔루션 제품을 출시했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솔루션시장에서 영향력을 펼치기 시작했다.

삼성SDS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IT 서비스업계 최초로 매출액 1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SDS는 지난해 IT 서비스 전체 분야에서 아시아 7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글로벌 순위의 경우 2016년 27위에서 2017년 25위, 지난해 22위로 매년 순위가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디지털 솔루션업체로 변신 성공한 삼성SDS

홍 대표는 최근 개최한 ‘REAL 2019’ 행사에서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 인텔리전트 팩토리, 클라우드&시큐리티, 디스럽티브 기술 등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갖췄다”며 “제조·리테일·금융·공공뿐만 아니라 의료·농업까지 수년에 걸쳐 쌓아온 기술 수준과 경험, 노하우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발표한 1분기 실적 역시 나쁘지 않다. 삼성SDS는 1분기 매출 2조5025억원, 영업이익 19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6.2%, 9.2%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삼성SDS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인텔리전트팩토리, 클라우드, 인공지능(AI)‧데이터분석, 솔루션 등 4대 IT 전략사업이 전년 동기 대비 1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S가 글로벌 솔루션업체로 도약하기 시작한 데는 홍 대표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홍 대표는 1960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미시간대학교 대학원에서 전기공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꼽힌다.

홍 대표는 미국 벨통신연구소에서 프로그램 매니저로 일하다 한국통신(현 KT)으로 자리를 옮겨 한국통신프리텔(KTF) 기술기획총괄팀장, 전략기획조정실장, 마케팅부문장, 신사업총괄담당 등을 역임했다.

200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후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장(부사장)을 맡았다. 2012년에는  52세의 나이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당시 삼성그룹 내에서 가장 젊은 CEO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 등을 거쳐 2015년 말부터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장을 맡았으며, 2017년 삼성SDS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홍 대표는 소프트웨어(SW) 전문가로 특히 통신사와 전자 회사를 거치며 통신기술·휴대폰·네트워크 등에서 다양한 전문지식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영과 마케팅에도 능통하며 대외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외부 인사에게 중책을 잘 맡기지 않았던 삼성의 ‘순혈주의’를 타파한 대표적 인물로 거론된다.

아울러 홍 대표는 최근 ‘디지털 전환’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란 기업에서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솔루션 등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을 구축·활용해 기존 전통적인 운영 방식과 서비스 등을 혁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 삼성전자 비중 46%···높은 내부거래 비율은 해결 과제

하지만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삼성SDS가 해결해야 할 숙제는 있다. 삼성SDS 등 IT 서비스 기업들에게 꼬리표처럼 따라오는 과제다. 바로 높은 내부거래 비율이다. 정치권에서는 ‘일감 몰아주기’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사실 그룹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계열사에게 내부 프로그램 구축을 맡기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다. 각종 대외비를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삼성SDS의 높은 내부거래 비율은 향후 홍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SDS 등 대기업 SI 계열사를 대상으로 내부거래 현황 등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하면서 홍 대표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내부거래가 불가피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삼성SDS는 과거 공공과 금융사업 등을 수주하며 외부 매출 비중을 높였지만 지난 2013년 대기업 공공입찰 참여를 금지하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 이후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에게 높은 매출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별도 기준 삼성SDS 시스템 개발 및 유지‧보수 관련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액(해외 계열사 제외)은 3조7533억91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매출액 5조837억1800만원의 73.8%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해에 비해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2조3373억8200만원으로 내부거래액 가운데 62%, 전체 매출 대비 4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삼성SDS는 지난 2017년에도 내부거래액 3조51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전체 매출액 4조5471억원 가운데 77%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와 관련해 홍 대표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다는 주주의 지적에 대해 “현재 삼성전자 의존도가 40%에 달하지만 반대로 삼성전자를 통해서 얻은 실력과 경험을 대외 사업에 활용해 다른 사업을 늘려 궁극적으로 삼성전자 의존도를 줄여 나갈 것”이라며 “공공·금융·해외 회사들이 보여준 관심으로 미뤄볼 때 올해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SDS 관계자는 “올해 목표 중 하나가 대외 및 해외 사업 확대”라며 “글로벌 기업으로 손꼽히는 삼성전자에서 인정받은 여러 솔루션의 경우 다른 고객사들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사 늘리기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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