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안 등 여전히 음영지역···LTE만 이용하자 생각하면 차라리 속 편해

지난달 31일 부산역 근처에서 LG전자 V50씽큐로 LG유플러스 5G 속도를 벤치비 앱을 통해 측정했다. 5G 신호가 잡히지 않아 LTE로 측정됐다. / 사진=변소인 기자
지난달 31일 부산역 근처에서 LG전자 V50씽큐로 LG유플러스 5G 속도를 벤치비 앱을 통해 측정했다. 5G 신호가 잡히지 않아 LTE로 측정됐다. / 사진=변소인 기자

지난 4월 3일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5세대(5G) 네트워크가 상용화됐다. 상용화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서비스 범위(커버리지) 지역 편차가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8일부터 4일까지 LG전자 V50씽큐 단말기로 LG유플러스 5G 속도를 테스트했다. 속도 측정에는 통신 속도 측정 애플리케이션(앱)인 벤치비를 활용했다. 가급적 실외를 위주로 측정했으며 LTE보다는 5G 신호가 터지는 곳을 찾아서 속도를 쟀다.

건물에서는 5G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 속 편했다. 외부에서도 골목길, 고층 빌딩을 피해서 최대한 확 트인 지역에서 속도를 측정했다. 골목길이나 고층 빌딩 숲에서는 5G보다 LTE 표시를 더 자주 만나볼 수 있었다. 5G가 잡히더라도 LTE보다 속도가 훨씬 떨어지곤 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번 달 4일까지 LG유플러스 5G 속도를 측정했다.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지난달 28일부터 이번 달 4일까지 LG유플러스 5G 통신 속도를 측정했다.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가장 높은 다운로드 속도를 보인 지역은 LG유플러스 용산 본사 안에서 나왔다. 다운로드 속도가 1Gbps(초당 기가비트)가 넘는 1035Mbps(초당 메가비트)로 측정됐다. 업로드 속도는 54Mbps, 지연시간은 19.1ms(밀리세컨드‧0.001초)로 측정됐다. 그 다음으로 높게 측정된 곳 역시 LG유플러스 용산 본사 근처였다. 본사 정문을 바라보고 건너편에서 측정하자 923Mbps의 다운로드 속도가 측정됐다. 업로드 속도는 65.7Mbps, 지연시간은 19.8ms였다.

아직 5G 기지국이 촘촘하지 않은 탓에 기지국 근처, 신호를 잘 받는 방향에서 가장 높은 속도가 측정됐다. 조금만 멀어지거나 방향이 틀어지면 속도도 금세 달라졌다.

지난달 31일 부산. 부산에 도착해서부터는 5G 신호를 찾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였다. 부산역 안에서는 물론 부산역 외부에서도 LTE 신호밖에 잡히지 않았다. 부산의 중심가인 서면 일대에서도 5G 신호를 찾을 수 없었다. 부산의 가장 중심가에서도 5G가 터지지 않았다. 5G 수도권 편중 현상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해운대에서 겨우 5G 신호를 잡을 수 있었는데 좋은 속도를 찾아서 여러 번 측정한 결과 다운로드 속도 246Mbps, 업로드 속도 11.9Mbps, 지연시간 66.4ms 수준에 그쳤다.

지난 3일 시청역 부근에서 LG유플러스 5G 통신 속도를 측정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지난 3일 시청역 부근에서 LG유플러스 5G 통신 속도를 측정했다. / 사진=변소인 기자
4일 강남역 부근에서 LG유플러스 5G 통신 속도를 측정했다. / 사진=변소인 기자
4일 강남역 부근에서 LG유플러스 5G 통신 속도를 측정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이런 지역 편차에 대해 LG유플러스 측은 노키아 장비가 지연돼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부산 쪽이 노키아 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며 “커버리지를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노키아 장비가 들어가는 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 커버리지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 빠르게 장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5G 장비 업체별 비중은 화웨이와 삼성전자, 노키아가 각각 30%, 에릭슨엘지가 10%다. 여기서 화웨이와 삼성전자의 5G 장비는 원활하게 공급되는 반면 노키아 장비의 공급이 늦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LG유플러스는 상반기 내 5G 기지국 5만개 이상, 연내 8만개 구축 계획에는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5G 서비스 초반에 5G와 LTE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끊김 현상이 생기던 문제는 없었다.

커버리지 문제와는 달리 5G 콘텐츠는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 VR과 AR 콘텐츠도 비교적 풍부했는데 LG유플러스가 다른 통신사들과 접근하는 방식이 달랐다. LG유플러스는 5G VR, AR 전용 앱을 각각 두고 있는 반면 SK텔레콤이나 KT는 기존 영상 콘텐츠와 마찬가지로 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OTT)가 필요했다.

 

서울 서초동 소재 유플러스AR스튜디오에서 모델이 4K화질의 360도 AR콘텐츠 제작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LG유플러스
서울 서초동 소재 유플러스AR스튜디오에서 모델이 4K화질의 360도 AR콘텐츠 제작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5G를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5G 특화 콘텐츠를 풍부하게 제공하려고 한다”며 “앞으로도 이 부분에 집중해서 강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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