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5월 한 달 동안 코스피 2조5669억원 가량 매도
SK하이닉스 6321억원, 삼성전자 4051억원, 삼성전기 2309억원어치 순매도
“한국 증시 떠나고 있다는 의미···향후 움직임, 미·중 무역분쟁·MSCI 리밸런싱·업황 등에 영향받을 것”

자료=한국거래소.
자료=한국거래소.

미·중 무역분쟁 확대 등에 따라 국내 증시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코스피에서 IT(정보통신기술) 대표 종목들을 주로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순매도 규모가 컸고 전자부품 제조사인 삼성전기에 대한 외인의 매도세도 거셌다. 올 초 외국인이 이들 종목을 사들인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5월 한 달간 코스피 주식 2조5669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던 지난해 10월(3조9988억원 순매도) 이후 7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외국인들은 주로 국내 IT주를 위주로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지난달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반도체 대표주 중 하나인 SK하이닉스로 632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그 영향으로 지난달 2일 7만9700원에서 출발했던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달 31일 6만5300원으로 마감하며 18% 넘게 하락했다. 개인과 기관은 이 기간 각각 4331억원, 187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삼성전자도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 규모가 큰 종목이었다. 외국인은 지난달 삼성전자 주식 405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주가 역시 지난달 초 4만5500원에서 지난달 말 4만2500원으로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기관도 358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만 744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 번째로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컸다. 외국인은 지난달 삼성전기 주식 230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주가도 한달 동안 10만8000원에서 9만2500원으로 낮아졌다. 삼성전기 역시 기관은 순매도를 했지만 개인 투자자는 순매수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이들 주식을 사모았었다. 외국인은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는데, 그 금액만 3조3521억원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식역시 1조433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 3위에 해당했다. 다만 삼성전기는 올 4월을 제외하고는 매월 외국인 순매도 금액 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IT업종은 국내 대표적인 업종인 데다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외국인이 이 업종의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순매도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 증시 자체를 떠나고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라며 “향후 움직임은 예측하기 쉽진 않지만 외국인들의 수급은 미국 무역분쟁,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지수 리밸런싱, IT 업황 등 이슈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6월 첫거래일에는 외국인들의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외국인은 이달 3일 삼성전자 주식을 1422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3.06% 오른 4만38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기 역시 이날 외국인 자금이 유입하며 1.79% 상승한 채 마감했다. SK하이닉스도 2% 가까이 올랐지만 외국인들은 이날 9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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