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온그룹, 복합쇼핑몰(이온몰), 대형마트(이온), 슈퍼마켓(맥스밸류), 편의점(로손) 등 200여 계열사 보유
장기 불황에도 탄탄한 실적 이어와···"국내 유통채널, 일본과 성장곡선 유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그래픽=이다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그래픽=이다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보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접견한 신 회장이 이번에는 일본으로 향한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과 상당히 닮아 있는 일본 최대 유통기업 중 하나인 이온(AEON) 그룹을 돌아본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 강종현 롯데슈퍼 대표, 이광영 롯데자산개발 대표 등을 이끌고 일본 방문길에 나선다. 이번 방문에서 신 회장은 일본 최대 유통채널인 이온몰 등을 직접 돌아볼 것으로 알려졌다.

이온그룹은 복합쇼핑몰(이온몰), 대형마트(이온), 슈퍼마켓(맥스밸류), 편의점(로손), 멀티플렉스(이온시네마) 등 200개 이상의 계열사를 거느린 유통 공룡이다. 사업 편제 등에서 롯데그룹과 상당히 유사하다.

일본을 방문할 때면 주로 일본롯데홀딩스 관계자를 만나는 데 시간을 보냈던 신 회장이 유통시설을 직접 돌아보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최근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부진과 관련 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최근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온라인 성장세에 밀려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백화점은 정체, 승승장구하던 편의점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대형마트는 역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롯데의 실적이 이를 대변한다. 백화점·대형마트·슈퍼마켓 등의 사업부가 있는 롯데쇼핑은 지난해 17조8208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0.6%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25.5% 하락한 5970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전년 동기와 비교해 백화점은 –6.0%, 할인점(기존점)은 –3.6%, 슈퍼마켓은 –3.2% 역성장했다. 전자제품 전문점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무려 41.3%나 감소했다.

최근 국내 내수 정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유통채널들은 생존 전략을 다시 짜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과 편리함을 찾아 온라인쇼핑몰 등으로 구매 채널을 다양화하면서 오프라인 업계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일본은 백화점의 몰락에 이은 편의점 시장의 고성장을 우리보다 앞서 경험했다. 20년 장기 불황을 경험한 일본 유통업체의 생존기는 국내 유통업체에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 이온그룹은 일본 경제가 극심한 성장 정체에 시달릴 때에도 눈에 띄는 실적을 보여 왔다. 이온몰은 2016년 기준 8210억 엔의 매출과 185억 엔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온그룹은 현재 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점포 리뉴얼과 관련 품목 확보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2007년 내놓은 PB(자체 브랜드) 상품인 톱밸류(TOPVALU)는 제품 기획·조달·디자인 등의 수직 통합 시스템을 갖춰 가격경쟁력에서 타 업체 PB 상품을 압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 회장의 일본 방문이 위기 극복의 모범 사례라 할 이온그룹에 대한 벤치마킹까지 염두에 두고 이뤄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계가 일본 유통기업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복합쇼핑몰·편의점 등의 성장곡선을 보면 일본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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