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 조사국장 경력 없지만 중부청 조사1국장 거치며 ‘큰 조사’ 경험 갖춰
기획력과 세밀함 겸비해 빈틈없는 기획조사 예고

김현준 신임 국세청장 후보자. / 사진=연합뉴스
김현준 신임 국세청장 내정자. / 사진=연합뉴스

기업들의 저승사자 국세청 수장에 김현준 서울지방국세청장이 내정되면서 향후 재계에 대한 사정 방향이 어떻게 변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에 대한 국세청 안팎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기획력을 바탕으로 한 촘촘한 그물망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임 국세청장으로 내정된 김현준 서울청장은 서울지방국세청에서 조사국장을 지낸 경험이 없다는 것이 이전 청장들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19대 이현동(조사3국장), 20대 김덕중(조사1국장), 21대 임환수(조사1·2·4국장), 그리고 현직 한승희 청장(조사4국장)에 이르기까지 청장을 지낸 인사들은 대부분 서울청 조사국장을 역임한 바 있다. 서울청 조사국은 굵직한 기업 조사를 이끈다.

김 내정자는 중부지방국세청 조사국장 경력은 있지만 서울청에서의 조사국장 경험은 없다. 다만 본청에서 조사국장을 지내고 서울청장 자리를 역임한 바 있어 조직 안팎에선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한 세무당국 인사는 “(김현준 내정자는) 서울청 국장 경험은 없지만 중부청에서 대기업을 주로 담당하는 조사1국장을 지냈기 때문에 사실상 큰 건을 맡는 국장 경험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와 동시에 김 내정자가 기업 사정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에도 강점을 가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다른 세무당국 인사는 “본청 조사국은 조사의 큰 그림을 그리고 기획을 하는 자리에 가깝다”면서 “또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내며 주요 조사에 대한 보고를 받고 지휘한 경험 등을 고려하면 굵직한 조사를 지휘하는 데 적합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기업 사정과 관련해 큰 그림 및 방향을 잡고 조사에 들어가는 것은 어찌 보면 검찰의 특수수사 스타일과 유사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마디로 조사와 기획 모두에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상당히 꼼꼼하게 일을 챙기는 스타일인 것으로 전해진다. 복수의 세무당국 인사들에 따르면 일 처리에 완벽을 기하고 세밀한 부분을 놓치지 않는 성격을 지닌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들 입장에선 상당히 촘촘한 그물망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김 내정자는 조직 내부 평가도 좋은 편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세무당국 관계자는 “보통 꼼꼼하고 세밀하면 부정적 평가를 많이 받는 편인데, 본인의 일에 대한 태도가 그럴 뿐 중간 관리자들을 북돋아 주는 좋은 리더”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인 만큼, 내부에서도 그의 내정을 두고 다행이라는 평이 나오는 상황이다. 청문회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김 내정자의 등판이 예상되자 기업들은 벌써부터 긴장하는 눈치다. 김 내정자는 지난해 본청 조사국장 시절 일감 몰아주기, 차명재산 운용 등 꼼수로 사익을 추구한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조사를 벌인 바 있다. 또 서울청장으로 재직하며 조사1국에서 진행한 효성그룹, 포스코에너지 등의 조사와 관련한 보고를 받아 왔고, 역외탈세 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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