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면 지역 5G 다운로드 속도 1Gbps 넘어
자체 개발 5G 3D 설계 솔루션 ‘5G T-EOS’로 망 설계

지난 5월 31일 SK텔레콤 직원이 부산 서면 일대에서 패트롤카를 타고 5G 품질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SK텔레콤 직원이 부산 서면 일대에서 패트롤카를 타고 5G 품질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오늘 5세대(5G) 품질을 측정할 구역은 부산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서면 지역입니다. 백화점을 기점으로 중심지를 한 바퀴 돌면서 품질을 측정하겠습니다. 왼쪽이 지도, 오른쪽이 신호를 나타내는 그래프입니다.”

지난달 31일 SK텔레콤 직원은 부산 서면 인근 5G 통신 품질을 측정하고 있었다. SK텔레콤은 부산에서 매일 장비 품질을 측정하면서 5G가 안정적으로 서비스되는지 살펴보고 있다. 단순히 측정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신호가 불량하면 재빨리 장비를 손보거나 신호 세기를 변경하는 등 작업이 이어졌다.

지난 5월 31일 부산 서면 SK텔레콤 기지국 근처에서 5G 다운로드 속도가 1093Mbps로 측정됐다. / 사진=변소인 기자
지난 5월 31일 부산 서면 SK텔레콤 기지국 근처에서 5G 다운로드 속도가 1093Mbps로 측정됐다. / 사진=변소인 기자

낮 12시 15분 서면 SK텔레콤 기지국 근처에서 LG전자 V50씽큐 단말기와 통신 속도 측정 애플리케이션인 벤치비로 5G 속도를 측정하자 다운로드 속도가 1093Mbps에 달했다. 1Gbps가 넘는 속도가 나온 것이다. 업로드 속도는 57.6Mbps, 연결 대기 시간을 가늠할 수 있는 지연시간(PING)은 23.8ms였다. 골목길이었지만 망 설치가 얼마나 촘촘한지를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인 부산은 인구 수가 많아 수도권 다음으로 이동통신 품질이 중요한 지역이다. 하지만 부산은 장비를 설치하기에 호락호락한 장소가 아니다. 산과 바다, 그리고 경사진 지역이 많아 장비를 설치하기도 어렵고 전파를 고려해 장비의 방향을 조정하기도 매우 까다롭다.

부산은 인구수 자체가 많을 뿐만 아니라 유동인구도 많다. 곧 시작될 여름휴가철에 전국 곳곳의 관광객이 몰리는 휴가지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광안리 불꽃 축제, 해운대 해맞이 등 각종 행사로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도 많다. 트래픽 급증에 대비하기 위한 네트워크 구축∙운용이 까다로운 곳이기도 하다.

품질 측정은 전파 신호가 어떤 위치에서 최종 단말로 어떻게 도달하는지 전파세기를 분석하는 작업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전파세기를 도달하게 하는 것이다. 이때 최대한 서로의 신호가 간섭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호 세기가 너무 세면 각 장비 간에 간섭이 생긴다. 차가 진입하기 힘든 곳이면 품질 측정하는 직원들은 노트북을 들고 걸어 다니기도 한다.

하상범 SK텔레콤 동부 어세스인프라(AI)팀 매니저는 “제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더 크게 소리를 내면 내 목소리가 안 들리게 된다”며 “전파도 서로 간섭되지 않도록 신호 간섭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개선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다. 물리적으로 장비의 각도, 방향을 바꿔 전파가 도달하는 구역을 변경하는 ‘현장 최적화’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신호 전송 주기나 빔 파형 등을 변경하는 ‘파라미터 최적화 작업’이다. 이 두 최적화 작업을 병행해 무한 반복하면서 5G 품질이 조정되고 있었다. 또 한 장비의 값을 바꾸면 다른 장비의 전파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도미노처럼 다른 기지국도 조정해서 신호를 계속해서 바꿔야 했다. 생각보다 고된 작업이었다.

지난 5월 31일 SK텔레콤 직원들이 해운대구 일대 옥상에서 5G 기지국을 구축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SK텔레콤 직원들이 해운대구 일대 옥상에서 5G 기지국을 구축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해운대구 일대 옥상에는 5G 기지국이 구축이 한창이었다. 안전모와 조끼를 착용한 직원들과, 45kg에 달하는 에릭슨엘지 5G 통신 장비가 설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옥상에는 이미 3G, LTE 장비도 설치돼 있었다. 5G 장비는 안테나가 장비에 합쳐져 있어 3G, LTE에 비해 설치가 편리했다.

보통 한 구역당 2~3개의 장비가 설치되는데 설치 준비시간까지 포함하면 하루에 한 구역 정도만 설치가 가능하다. 특히 부산은 바닷가 근처라 태풍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장비를 더욱 튼튼하게 설치해야 한다. 때문에 지지대 역할을 하는 20kg짜리 콘크리트 블록이 내륙보다 더 많이 쓰인다. 내륙에서 대개 16개 정도 사용된다면 바닷가 근처에서는 20개 정도가 사용된다.

이종훈 SK텔레콤 5GX 인프라혁신팀장이 지난 5월 31일 부산 진구에 위치한 SK텔레콤 부암 사옥 3층 대회의실에서 5G 망 구축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SK텔레콤
이종훈 SK텔레콤 5GX 인프라혁신팀장이 지난 5월 31일 부산 진구에 위치한 SK텔레콤 부암 사옥 3층 대회의실에서 5G 망 구축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SK텔레콤

같은 날 SK텔레콤 부산 부암사옥에서 5G 기지국 구축 과정에 대해 발표한 이종훈 SK텔레콤 5GX 인프라혁신팀장은 5G 품질에 대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심적 부담이 있다”며 “모두가 정상궤도에 올라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두 달이 일년 같은 느낌이다. 현장은 특히 고생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전파라는 것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이 어려운 물질인데 주파수가 올라갈수록 예측이 더 어려워진다”며 LTE보다 고주파인 5G 기지국을 구축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5G 기지국 구축 과정은 망 설계-구축-최적화-운용의 단계를 거친다. 최적화와 운용 사이에 품질 측정이 주기적으로 이뤄진다. SK텔레콤은 망 설계 과정에서 지난해 초 자체 개발한 5G 3D 설계 솔루션인 ‘5G T-EOS’를 활용해 실제 환경과 동일하게 구현된 초정밀 3D맵으로 5G 통신망 설계를 하고 있다. 2D에서 볼 수 없었던 고층 건물들까지 3D 맵으로 살피면서 음영지역을 쉽게 파악하고 층 단위, 공간 단위로 상세하게 망을 설계할 수 있다.

이 팀장은 “T-EoS라는 이름은 2017년부터 사용했지만 CDMA 상용화 때부터 전파 솔루션을 개발해왔다”며 “타사와 달리 독자 솔루션을 25년 이상 진화시켜왔기 때문에 여러 노하우들이 설계 기법에 다 녹아있다. 예측과 실측이 상당히 정확한 결과 값을 보여주고 있다”고 자신했다.

SK텔레콤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 단말, 고객별 등 서비스 지수도 수치화해서 관리하고 있다. CEI 고객체감지표를 통해 각 구별로 CEI 지수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지수를 맑음, 흐림 등으로 표현해 전국 단위로 품질기상도를 볼 수 있었다. 동, 기지국, 단말 단위 등을 지수화하기 때문에 음성 지수, 데이터 지수 모두 품질 관리할 수 있다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SK텔레콤은 하반기에 건물 안에서도 5G를 원활히 이용할 수 있도록 인빌딩 분산장치를 상용화하고 스몰빌딩 무선주파수(RF) 중계기를 보급할 계획이다. 스몰빌딩 중계기는 이미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스몰빌딩 RF 중계기를 이용하면 지하 공간, 소형 공간도 커버할 수 있다. 내년에는 소형 공간 펨토형 솔루션도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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