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유통업체 매출 동향 분석···대형마트, 온라인에 밀려 매출 증감률 마이너스로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유통업체 매출 동향,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유통업체 매출 동향,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대형마트가 침체기에 빠졌다. 지난 1년간 대형마트의 매출증감률을 살펴본 결과 설과 추석 등 명절을 제외하고는 매월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전체를 아울러 매출 비중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대형마트의 침체가 업계의 경향으로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매월 말에 전월의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발표한다. 지난 30일에는 4월 자료를 공개했다. 4월에도 오프라인 매출 감소 기조는 뚜렷이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온라인은 14.1%나 올랐다. 전체 유통업체가 전년 대비 3.5% 매출 증가를 이룬 것을 볼 때, 오프라인 매출 감소는 온라인으로 고객들이 이동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오프라인이라고 다 우울한 건 아니다. 편의점과 기업형수퍼마켓(SSM)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각각 3.1%, 1.1% 늘어났다. 다만 대형마트는 7.7%나 감소했다. 백화점의 감소폭(-3.8%)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대형마트는 오프라인 업태 중 '압도적으로' 부진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4월 온라인 매출이 증가한 이유는 "5월 가정의달 관련 상품 판매 증가와 식품 판매 호조"다. 온라인이 식품 쪽을 계속해서 키워나가게 된다면, 의류·가전·생활 등 비식품 부문뿐 아니라 대형마트의 강점이었던 식품에서까지 온라인에 주도권을 빼앗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온라인 프리미엄 푸드 마켓을 표방하는 마켓컬리의 가파른 성장세와 쿠팡, 이마트몰 등이 신선식품 배송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때 이제는 '신선식품=온라인 구매'라는 공식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됐다. 

이 같은 기조는 유통업계의 흐름으로 굳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1년치 산업부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대형마트의 매출은 월드컵과 명절 등 큰 이벤트가 있는 달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형마트의 전년 대비 매출증감률을 들여다보면 △2018년 4월 -4.5% △5월 -4.5% △6월 0.2% △7월 -2.5% △8월 1.2% △9월 8.1% △10월 -14.3% △11월 -2.8% △12월 -3.6% △2019년 1월 6.3% △2월 -13.7% △3월 -1.0% △4월 -7.7%였다. 지난 13달 동안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한 달은 단 3달(지난해 6월, 9월, 올해 1월)이었는데 이는 각각 월드컵·추석·설 특수를 맞은 시기였다. 대형마트가 이벤트 없이는 굶는 처지가 된 셈이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유통업체 매출 동향,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유통업체 매출 동향,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같은 기간 온라인 채널 매출이 전년에 비해 대체로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유통업태별 매출 비중을 살펴봐도 지난해 4월 대형마트(20.5%)와 온라인 채널(38.3%) 간 차이는 17.8%였다. 올해 4월에는 22.1%까지 벌어졌다. 

그렇다고 가격을 마냥 낮추는 것이 능사는 아닌 듯하다.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 초부터 가격 파괴 행사인 ‘국민가격’을 진행한 이마트의 경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143억원으로 전년 대비 29.5% 감소했다. 기존점 성장률도 전년 대비 -1.8%로 부진했다. 국민가격에 대한 맞불 성격의 가격 정책을 내놓은 롯데마트 역시 판관비 감소 효과로 1분기 국내 할인점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8.9% 늘어났지만, 기존점 성장률은 -3.6%를 기록했다.  

온라인 식품의 진격도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대형마트 매출의 절반은 '식품'에서 나온다. 지난 4월 대형마트의 식품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줄어들었다. 물론 나머지 반을 차지하는 비식품부문의 감소량(12.6%)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주요 판매군이었던 식품의 부진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온라인은 온라인대로 가만히 있지 않는다. 온라인 식품 판매 부문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성적을 내고있는 마켓컬리가 31일 자사 론칭 이후 처음으로 경력 MD를 뽑겠다고 밝혔다. 회사의 핵심 경쟁력인 큐레이션 기능을 강화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한 조치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수요는 편리한 쪽으로 옮겨가게 된다. 방문 고객을 늘려야 하는 대형마트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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