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 대외변동성 확대···“통화정책 완화기조 이어나갈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이기욱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이기욱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6개월째 동결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31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7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조동철 금통위원은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표출했다.

금통위에 따르면 최근 세계경제는 성장세가 완만해지는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5% 감소했으며 중국의 경우 지난달 수출량이 지난해 동월 대비 2.7% 줄어들었다. 중국의 소매판매와 고정투자 증가율도 각각 7.2%, 6.1%로 전월 대비 1.5%포인트, 0.2%포인트 낮아졌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주요국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주요국의 국채금리와 주가가 하락했으며 신흥시장국의 환율이 상승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정도와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경제는 설비와 건설투자의 조정이 지속됐다. 지난 1분기 설비투자는 전분기 대비 10.8% 감소했으며 건설투자도 0.1% 줄어들었다. 다만 소비 측면에서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며 1분기의 부진에서 다소 회복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고용 면에서는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3월 25만명에서 4월 17만1000명으로 줄어들었으며 실업률도 4.3%에서 4.4%로 소폭 상승했다. 금통위는 하반기에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관측하면서도 미·중무역분쟁심화 등으로 불확실성은 높아진 것으로 진단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극심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3월 0.4%에서 4월 0.6%로 소폭 상승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0% 중반대에 머물러 있으며 수요측면의 물가상승률을 보여주는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도 0.7%에 그쳤다.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를 밑도는 수준에서 오르내리다 하반기 이후 1%대 초중반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가계대출은 증가세 둔화가 이어졌고 주택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했다.

금통위는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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