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주총은 예정된 장소, 예정된 시각에 열릴 것”···밤샘농성 예고한 노조 “주총장 사수할 것”

현대중공업 주총을 하루 앞둔 30일 주총장소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영남권 노동자집회’가 개최됐다. / 사진=김도현 기자

현대중공업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가운데 긴장감이 가득 고조되는 분위기다. 주총 예고 시각은 내일(31일) 오전 10시다. 현대중공업 측은 주총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고, 노조는 이를 저지하겠다며 주총장소인 한마음회관을 점거한 채 이를 사수하겠다는 상황이어서 충돌이 우려된다.

30일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영남권 노동자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현대중공업 노조원 외에도 경남 거제에서 올라온 대우조선해양 노동자 등이 집결했다. 물적 분할 신설법인 ‘한국조선해양’ 본사소재지를 서울에 두는 것을 반대하는 울산 지역민들도 자리했다.

집회가 시작되고 연단에 오른 노조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실패, 관계당국의 부정부패 등이 조선업의 위기를 불러왔다”면서 “위기에 빠진 지난 4년 간 동료들을 떠나보내며 뼈를 깎는 고통을 나눴는데, 노동자의 권리를 무시한 채 대우중공업 인수를 위한 물적 분할을 회사가 강행해 이를 막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마음회관 앞 공원을 가득 채운 노조원들도 이에 호응하며 결의를 다졌다. 한 노조원은 “거대 조선소의 합병이 가져다 줄 이익을 누가 측정할 수 있겠느냐”며 “게다가 이번 물적분할은 존속법인 현대중공업에 재무 부담을 가중시킬 여지가 있어 향후 구조조정의 단초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4000여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주최 측은 “1만명이 이번 집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집회가 끝난 뒤 촛불문화제를 열고 밤샘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내일 오전 10시로 예고된 주총을 앞두고 현대중공업 측의 해산 시도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이를 적극 저지하겠다는 의미다.

집회장 안팎에서는 현대중공업 측이 내일 주총장을 변경할 것이란 이야기가 새나왔다. 현행법 상 주총 소집 시각과 장소는 최소 2주 전에 통지하도록 돼 있다. 다만,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고 법원이 판단할 경우 앞서 공고된 장소 및 시간 등을 변경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주주총회는 예정된 시간, 예정된 장소에서 이뤄질 것이다”고 답했다.

/사진=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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