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넥스 바이오 기업 4곳 코스닥 상장예비 심사서 고배
“바이오주에 대한 보수적 기준 못맞춘 것이 원인”

정부가 패스트트랙(신속 이전 상장) 제도 개선 등으로 코넥스(KONEX) 기업의 코스닥 상장에 대한 길을 넓히고 있지만 코넥스 바이오 기업들에서 기술특례 상장(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 실패 사례가 여럿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코넥스 기업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무리한 상장 시도가 원인이라는 지적과 최근 바이오 업종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IB업계에 따르면 유방암예후 진단키트 등 의료기기제조업체인 젠큐릭스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철회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젠큐릭스는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해 지난해 기술성평가를 통과하고 올해 1월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하지만 상장심사 과정에서 부정적인 기류를 감지했고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당초 시장에선 젠큐릭스의 코스닥 상장 가능성을 높게 점쳤었다. 기술성 평가를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앞선 3월 비슷한 유형의 암 조기 진단 기업인 지노믹트리가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에 성공했기 때문이었다. 젠큐릭스의 일부 제품에서 매출이 나오고 있지 않은 점, 시장성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한 점이 부정적 평가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코넥스 시가총액 1위인 툴젠도 코스닥 상장에서 쓴맛을 봤다. 유전자 치료제 개발 업체인 툴젠은 지난해 8월 상장예비심사청구를 제출했다가 지난 1월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유전자가위 원천기술 관련 특허권 귀속 논란이 발목을 잡았다. 툴젠은 툴젠은 앞서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 기술성특례를 통한 이전 상장을 시도했지만 예비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었다.

코넥스 신약개발기업 노브메타파마도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노브메타파마는 지난해 4월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이용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심사가 길어지면서 1년이 되어가도록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다. 통상 상장예비심사는 3개월 가량 소요된다. 시장에선 심사기간 중에는 증자에 나서거나 투자를 받을 수 없는 점에서 부담을 느낀 노브메타파마가 자진 상장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있다. 

코넥스 바이오주의 기술특례 상장 실패 사례가 여럿 나오면서 그 해석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우선 상장 주관사를 맡은 증권사들이 무리하게 상장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받으면 상장위원회와 해당 업종 전문가들이 해당 기업의 기술성과 성장성, 지배구조 투명성 등을 위주로 판단하는데 이들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결국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반증이 된다. 

더불어 최근 바이오 업종에 대한 보수적인 분위기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이슈나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사태 등으로 상장을 심사하는 기관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더 깐깐하게 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주관사 입장에서는 이에 맞춰 더 준비된 상태에서 상장에 나서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밝혔다. 

정부가 코넥스(KONEX) 기업의 코스닥 상장에 대한 길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올들어 코넥스 바이오 기업들에서 기술특례 상장(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 실패 사례가 여럿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 사진=셔터스톡.
정부가 코넥스(KONEX) 기업의 코스닥 상장에 대한 길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올들어 코넥스 바이오 기업들에서 기술특례 상장(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 실패 사례가 여럿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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