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프로젝트컴퍼니, 누적 투자금액 222억원으로 시리즈 B투자 마무리···“배달형 공유주방 등 3년내 100개 공유주방 설립 계획”
규제샌드박스 신청 및 식약처 협의 완료···현재 사전검토위원회·심의위원회 검토 중

김기웅 심플프로젝트컴퍼니 대표가 30일 서울 종로구 위쿡 사직점에서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심플프로젝트컴퍼니
김기웅 심플프로젝트컴퍼니 대표가 30일 서울 종로구 위쿡 사직점에서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심플프로젝트컴퍼니

외식업 포화 시장 대안으로 공유주방이 떠오르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주방 공간을 제공하는 공유주방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에서 최다 공유주방을 운영 중인 스타트업은 심플프로젝트컴퍼니다. 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인큐베이터 형식 공유주방 ‘위쿡’을 기반으로 3년 내 100개까지 지점을 늘릴 계획이다.

김기웅 심플프로젝트컴퍼니 대표는 30일 서울 종로구 위쿡 사직지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유주방을 단순 임대업으로 보지 않는다. 우리는 F&B(food and beverage) 사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공유주방을 시작했다”며 “증권사를 그만두고 가장 먼저 도시락 배달음식점을 했다. 자영업자들은 영업시간, 임차료, 인건비 등 고정비용에 붙들린다. 공간, 시간, 비용에 붙들리는 현실로부터 나를 포함한 F&B 사업자들을 자유롭게 하고자 이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공유주방이란 일정 비용을 내고 공용으로 사용하는 생산 공간이다. 글로벌 차랑공유업체 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칼라닉이 세운 미국의 클라우드키친이 대표적이다. 판매 채널에 따라 식품제조형 공유주방, 배달형 공유주방, 식당형 공유주방, 그로서리형(식재료형) 공유주방으로 나뉜다.

현재 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식품제조 및 유통형 공유주방 ‘위쿡’을 서울 종로구 사직점에 운영하고 있다. 위쿡은 음식제조를 희망하는 창업가들을 육성하는 인큐베이팅 역할과 더불어 조리시설, 사무공간, 쿠킹 스튜디오까지 제공하고 있다. 식당형 공유주방도 2곳을 운영 중이다.

김 대표는 “소비자의 구매패턴이 온라인으로 변경되면서 세계적으로 공유주방이 성장할 수밖에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식품판매 시장규모는 2016년 11조 원, 2017년 18조 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동시에 배달시장도 가능성이 크다”며 “무점포, 비접객형 음식점업들이 늘어나면서 공유주방도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심플프로젝트컴퍼니는 16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투자금액은 222억원이다. 이는 국내외 공유주방 스타트업이 유치한 금액 중 최다 금액이다. 투자금은 모두 공유주방 확충에 쓰인다.

이에 김 대표는 3년 내 공유주방을 100개 이상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위쿡은 식품제조형 2개소, 배달형 5개소, 식당형 7개소, 그로서리형 5개소 등 17개 공유주방을 추가로 세울 계획이다. 김 대표는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5개 센터를 만들고 3년 내 100개 센터까지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배달형 공유주방의 배달은 배달물류업체와 협업과 동시에 자체 배달인력도 고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롯데호텔, 대상홀딩스, GS리테일 등 주요 유통사도 공유주방에 관심이 많다. 김 대표는 "예상치 못하게 기업 수요가 많다. 연구개발(R&D)이나 창업연계프로그램, 신규사업론칭을 위해 공유주방을 활용하려 한다. 대기업들이 위쿡 내부 푸드메이커 풀을 활용하고 있다”며 “동시에 협업을 통해 위쿡 식품 제조사들이 대기업 쇼핑몰에 입점할 수 있는 활로를 마련 중이다”고 말했다.

◇ 함께 일하는 공유주방‧한 업체만 사용하는 개별주방…규제 문제는 ‘규제샌드박스’ 논의중

서울 종로구 위쿡 사직점에 위치한 공유주방./사진=차여경 기자
서울 종로구 위쿡 사직점에 위치한 공유주방. / 사진=차여경 기자

이날 기자는 위쿡 사직지점을 직접 둘러봤다. 2층에는 식품을 제조하는 사람들이 주방을 함께 쓰는 공유주방, 3층에는 월세를 내고 주방을 사용하는 개별 주방이 있었다. 온라인 마켓에서 식품을 팔다보니 마카롱, 초콜릿 등 디저트류 식품 제조업체가 가장 많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공유주방에는 2팀 정도가 식품을 만들고 있었다. 공유주방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앞치마, 모자, 위생화를 착용해야 한다. 개인물품은 반입이 안되며 락커에 보관해야 한다. 안전과 위생을 위해서다. 공유주방에서 만든 식품에 위생 문제가 생기면 위쿡이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SNS마켓 음식 위생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는 내부 위생기준을 세워놓고 위생 담당 매니저들이 업체들을 관리하려고 한다. 위쿡은 식품을 제조하는 분들이 보건증만 있다고 제조를 허락하지 않는다”며 “사전, 사후 관리를 시스템화해 식품 안전 문제에 철저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공유주방들도 규제가 가장 큰 이슈다. 현행법상 1개 사업장 당 1개 사업자의 영업신고만 가능하다. 또한 즉석식품제조가공업의 경우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 간 거래)가 되지 않는다. 위쿡을 이용해 수제도시락을 만든 업체는 CU, GS편의점에 입점하지 못하는 셈이다.

이에 김 대표는 “공유주방의 경우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1개 사업장에서도 복수 영업신고가 가능하도록, 즉석식품도 B2B판매가 되도록 규제 개선에 힘쓰고 있다”며 “규제샌드박스 신청을 완료했고, 주무부처인 식약처와 협의해서 신산업 운영 표준 가이드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전검토위원회, 심의위원회 검토 단계가 남았고 해당 과정이 지연 없이 진행된다면 3분기 내에 실증규제특례로 지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구 위쿡 사직점에 위치한 개별주방./사진=차여경 기자
서울 종로구 위쿡 사직점에 위치한 개별주방. / 사진=차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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