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소득자에 이어 자영업자로 중금리대출 대상 확대
서류 없이 모바일앱을 통해 대출신청 가능
“IPO 토대 마련할 가능성 높아”

7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카카오뱅크가 중금리 대출까지 확대하며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7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카카오뱅크가 중금리 대출까지 확대하며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7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카카오뱅크가 중금리 대출까지 확대하며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제3인터넷전문은행 탄생이 불발된 가운데 대출 경쟁력 강화로 인터넷은행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 엿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일 개인사업자 대상 중금리대출 상품인 ‘개인사업자 사잇돌대출’을 출시하며 자영업 대출 시장에 도전했다. 중금리대출은 3~5% 대출을 이용하는 고신용자와 저축은행·대부업체의 20% 고금리대출로 내몰린 저신용자 사이의 중신용자(신용등급 4~6등급)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이다.

개인사업자 사잇돌대출도 카카오뱅크의 다른 대출 상품과 마찬가지로 중도상환해약금을 면제해 일시적으로 돈이 필요한 자영업자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출 최대 한도는 2000만원이며 29일 기준 대출 최저금리는 3.48%다. 지난해 은행권의 사잇돌대출 평균금리가 7.33%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금리다.

또한 별도의 서류 제출 없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간편하게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 대출신청 고객이 카카오뱅크 모바일앱을 통해 기본 사항을 입력한 후 정보 조회에 동의하면 카카오뱅크가 국세청(홈택스) 등을 통해 필요한 서류들을 전산으로 확인해 대출 가능 금액과 금리를 바로 고객들에게 제시하는 방식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 1월 근로소득자를 대상으로 사잇돌대출을 처음 선보인 바 있다. 대상 범위를 근로소득자에 이어 개인사업자로 확대하면서 중금리 대출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사잇돌대출은 출시 4개월여 만인 현재 공급액이 3000억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규모는 같은 기간 은행권 사잇돌대출 공급액의 60%에 달한다.

이와 함께 대출 고객들의 이자 부담 절감을 위해 지난 10일부터는 신규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를 각각 0.31%포인트, 0.39%포인트 인하하면서 대출 시장 경쟁력을 높였다.

카카오뱅크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흑자 전환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흑자 전환으로 자금 여유가 생기면서 대출 금리 인하 및 중금리 대출 상품 확대 등으로 시중은행이 공략하지 못한 틈새시장을 노려 인터넷은행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같은 해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해 카카오뱅크의 라이벌로 꼽혔던 케이뱅크는 계속된 적자와 대주주인 KT의 적격성 심사 중단으로 자본 확충에 난항을 겪으면서 실적이 크게 뒤처지고 있다. 제3인터넷은행도 당분간 등장하기 어려워지면서 카카오뱅크의 인터넷전문은행 독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추세라면 2020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는 기업공개(IPO)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관측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흑자전환에 최소 5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으나 예상외로 빠른 시일 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대출 사업도 확대해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에도 흑자가 지속된다면 2020년 IPO를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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