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분쟁’ 피해 中서 동남아로···국내기업 ‘수출라인’ 흔들린다
정책
‘G2 분쟁’ 피해 中서 동남아로···국내기업 ‘수출라인’ 흔들린다
  • 한다원 기자(hdw@sisajournal-e.com)
  • 승인 2019.05.3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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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G20정상회담서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 ‘희박’···무역분쟁 장기화 가능성 커져
관세율 10%→25% 인상돼 韓 기업들 동남아시아로 생산기지 이전 고민
전문가들 “국내 기업 피해 최소화하도록 수출시장 다변화 지원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G2(미국, 중국)분쟁이 심화되면서 수출,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산업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 자료=한국무역협회,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G2(미국·중국) 분쟁이 심화되면서 수출,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산업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 자료=한국무역협회,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G2(미국, 중국) 분쟁’이 심화되면서 수출,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산업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우리나라 기업 대부분은 생산기지를 중국에 두고 있는데,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는 것을 대비해 중국 내 생산기지를 폐쇄하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수출 경로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29일 발표한 ‘한국과 주요국의 대(對)중 수출 공급경로 비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미국, 일본, 대만 등 중국의 수입 상위 5개국 중 한국의 대중 우회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대만(31.8%)에 이어 2위(24.9%)에 자리 잡았다.

아울러 미국 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시아 국가 중 대미 수출이 가장 빠르게 증가한 나라는 베트남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베트남 제품 수입은 40.2% 증가했고, 한국은 18.4% 늘었다. 반면 미국의 중국산 제품 수입은 13.9% 감소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고조되면서 미국의 중국산 제품 수입 비중이 감소한 대신, 동남아시아 다른 국가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한국무역협회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이외의 타 국가로 최종 귀착되는 중국의 우회 수출은 수출국 가운데 한국이 두 번째로 높다”며 “미·중 무역분쟁이 구조적이고 본질적인 문제로 인해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이 낮아 중국의 주요 수입국 중 대중 수출 비중 및 의존도가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영향이 파급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불투명해진 미·중 정상회담, 무역분쟁 장기화 가능성 커

무역전쟁 갈등 해소의 마지막 카드로 여겨졌던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회동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다음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양국 정상이 만나기 위해선 지금쯤 양국 실무진들이 접촉을 통해 대략적인 합의안을 도출해야 하는데 양측 모두 어떠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30일 G20정상회의서 무역전쟁 해소를 위한 미·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SCMP는 “최근 중국 측에서 나오는 발언의 강도를 고려한다면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낙관할 수 없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27일 미·일 정상회담 이후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중국은 거래를 원하지만 미국은 그럴 준비가 안 됐다”며 당분간 중국과 협상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가 현실화되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한국 기업들, 특히 생산 조절이나 내수시장 혹은 수출선 변경 등으로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대기업에 비해 중소·중견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들은 무역전쟁에 따른 관세율 인상으로 경영 피해를 보고 있어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고민도 하고 있다.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빠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성장세가 빠르고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글로벌 대미 수출 대체 지역으로 부각되고 있는 흐름이 반영된 것이다.

중국 현지에서 의류 공장을 운영하는 이아무개씨는 “무역전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 관세율이 10%에서 25%로 오르다보니 제품 생산비가 증가하게 됐다”며 “관세가 인상하다보니 중국에서 들어온 물건을 수입하려는 사람이 비용 문제로 수입할 수 없게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무엇보다 관세 때문에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데 시간도 오래 걸려 업무에 차질이 생길뿐더러 중국 공안들의 제품 검사(보안)도 심해졌다”며 “그러다보니 수출을 위해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옮기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화장품을 수출하는 김아무개씨는 “중국이 글로벌 제조업 중심지는 맞는데,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조업자들과 바이어들은 수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이 앞으로도 세계 공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점할 가능성은 높으나 관세율 인상으로 기업들의 생산기지 이전 가능성도 덩달아 커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들은 생산 조절이나 물량 조절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는데 중소기업들은 무역전쟁으로 경영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2년전 쯤 사드보복으로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을 경험한 측면이 작용하고 있다”며 “국내 1,2위 수출시장인 G2의 무역전쟁에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수출시장 다변화 지원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최근 미중 무역분쟁 격화, 중국 등 주요 교역국의 경기둔화 등 통상환경으로 인해 중소기업 현장에서도 혼란과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미중 분쟁 장기화로 인해 중국의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외시장 다각화 등 우리 기업의 철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다원 기자
정책사회부
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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