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 대책 이후 신고가 찍은 단지 공통점은 ‘84㎡ 미만·공시가 6억 이하’ 단지
투자수요의 ‘똘똘한 한 채’ 자가 전환으로 대형평형 고가아파트도 소폭 상승 가능성
강남의 소형 고가아파트와 고가재건축 아파트는 사실상 투자매력 ‘제로’

2019 하나금융그룹 VIP초청 자산관리세미나에서 채상욱 애널리스트가 부동산 투자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노경은 기자
2019 하나금융그룹 VIP초청 자산관리세미나에서 채상욱 애널리스트가 부동산 투자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노경은 기자

 

지난해 하반기 발표한 9‧13 부동산 대책은 하늘 모르고 치솟던 집값을 안정화시켰다. 상승매력이 떨어진 시장에 실망한 투자자들은 시장 주도자 자리를 내놨다. 현 시장에서 움직이는 이들은 지난해까지 치솟던 집값이 조정을 거치자 응어리졌던 울분을 담아 매수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실수요자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투자수요와 같은 상승을 만들 순 없지만, 현 시장 상황에서도 분명 상대적으로 상승 가능성이 커 투자할만한 단지는 존재한다고 말한다.

부동산시장 전문가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지난 29일 오후 열린 하나금융그룹 VIP초청 자산관리세미나에서 평형과 공시지가를 기준삼아 아파트를 총 네 가지 섹션으로 나누어 매수할 집과 투자매력이 떨어지는 집을 공개했다. 그는 일단 전용 84㎡를 넘고 공시지가 6억 원이 이상의 집, 전용 84㎡를 넘고 공시지가 6억 원 미만의 집, 전용 84㎡ 미만의 6억 원 이상의 집, 전용 84㎡ 미만의 6억 원 미만의 집 네 가지로 분류했다.

채 애널리스트는 네 가지 부류의 집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투자대상 정답으로 ‘전용 84㎡ 미만의 6억 원 미만의 집’을 꼽았다. 특히 수도권의 GTX나 광역노선과 같은 교통혁신이 기대되고 상품가치가 뛰어난 신축이어야 한다. 그는 “현재 시장은 지난해까지 내 집 마련을 못했다가 올해 초 소폭 조정을 거치자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 위주로 움직인다”며 “특히 9‧13 대책 이후에도 인천 부평구, 부천, 광교를 제외한 수원 전지역, 의정부, 양주 덕정 등과 같은 지역에서는 규제 풍선효과로 신고가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전용 84㎡ 미만의 6억 원 미만의 집”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 같은 조건을 갖춘 집이 투자수요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세금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채 애널리스트는 “투자수요는 세금에 예민하다”며 “다만 해당 요건을 갖춘 주택의 경우 매도를 할 때에도 실효세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6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10년 간 임대사업자 등록을 한다고 해도 공제 없이 양도세를 최대 68.2%의 세율로 내야하니 누진공제 반영해도 실효세율이 60%가 넘는다. 예를 들어 10년 보유 후 양도차익이 10억 원이 생기더라도 현행세법상 10억 원 가운데 6억 원 이상은 양도세로 내야 하는 것이다. 반면 공시가격이 6억 원 이하에 84㎡ 미만인 곳에 10년 간 임대등록을 한 후 매각한다면 실효세율은 17%로 낮아지며 내야할 양도세는 1억7000만 원 수준으로 수익률이 확연히 높아지기 때문에 투자할 만 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또 정 반대의 조건인 고가의 대형평형 역시 9‧13 부동산대책 발표 이전대비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투기수요의 실수요 전환 시 상승압력을 높게 받기 때문이다. 그는 “1주택에 거주하며 여유자금을 보유한 다주택 예비자가 자가주택을 똘똘한 한 채로 대형화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고가의 재건축 진행초기 단지, 강남권에 많은 소형의 고가단지의 경우 투자매력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초기진행 단지의 경우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중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등 트리플 악재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소형 고가 아파트의 경우엔 9‧13 부동산대책 전 부동산 시장의 상품 중 중심에 해당했지만 대책발표 이후에는 투자수요 이탈이 가장 빠른 부류라고 말했다. 이외에 주로 용인 등지에 공급이 많았던 대형평형이지만 저가인 아파트에 대해선 9‧13 부동산 대책 이전부터 늘 비인기 상품이었다며 실수요 입장에서는 가성비가 좋은 주택군에 해당하지만 투자수요로는 부적합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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