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편의점 무인결제 시스템 속속 도입
2025년 전체 일의 52%를 기계가 대체 전망···판매직 고위험 직군
국내 유통업계, 일자릭 감소 대책 갖고 있지 않아

/그래픽=이다인
/ 그래픽=이다인

무인화의 습격이 빨라지고 있다. 무인화로 인한 일자리 감소는 이제 유통업계의 새로운 고민거리다. 현재 일자리 감소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유통업계 관계자는 “무인화로 인한 비숙련노동자는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패스트푸드점과 대형마트, 편의점의 무인 셀프계산대가 보편화 되고 있다. 정보기술의 발달과 인건비 부담 증가는 무인점포의 등장까지 재촉하고 있다. 바코드로 상품을 스캔하고 스스로(셀프) 결제하는 것을 넘어 신체의 일부를 갖다 대면 결제가 완료되는 첨단 시스템까지 등장했다.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무인점포 도입은 편의점이 가장 빠르다. GS25는 지난해 9월 마곡사이언스파크에 안면 인식 기술을 통한 상품 결제, 무인화의 핵심인 자동 발주 시스템까지 가능한 편의점을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이보다 1년 앞서 손바닥 정맥으로 결제가 가능한 무인점포를 편의점 업계 최초로 선보여 센세이션을 불러왔다.

무인점포에 대한 반응은 호의적이다. 직장인 박 아무개(32)씨는 “롯데시그니처점을 이용해봤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이정도 수준이면 무인 점포를 확대해도 이용하는데 크게 문제될 것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 영역에서 무인화 바람은 점점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포럼이 발간한 ‘직업의 미래 2018’ 보고서는 2025년 기계의 일자리 대체를 전체 일의 52%로 전망하고 있다. 10개 중 5개는 인공지능(AI) 기계가 맡아 한다는 의미다.

판매직이 많은 유통업계의 일자리는 잃어버릴 확률이 높은 고위험 직군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위험 진단’에서 사무‧판매‧기계조작 직군이 대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판매종사자 306만명 중 78%(238만명)가 고위험 직군으로 나타났다. 이중 매장 판매 종사자가 무려 197만명이다.

보고서는 “산업의 변화에 대응해 다양한 고용형태와 탄력적인 인력운용이 가능한 유연한 노동시장을 마련함과 동시에 취약계층의 일자리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재교육, 전직 지원, 고용 보험 등 사회안전망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해결책을 제시했다. 로봇세(자동화세) 등 재원마련에 대한 공론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무인화의 부작용으로 볼 수 있는 일자리 감소에 대한 산업계의 준비는 ‘무방비’ 상태로 봐도 될 정도의 수준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무인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오히려 낙관하기도 했다. 편의점 관계자는 “무인점포가 늘면 당연히 이에 따른 일자리 감소가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회사차원에서 이에 대한 대책이 있어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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