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한화와 달리 인수 시 정비능력 확보 등 실익 ‘명확’···자금 조달이 관건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 사진=연합뉴스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을 운영하는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후보로 급부상 하고 있다. 동종업계라는 특성 상 기존에 거론되던 SK나 한화에 비해 인수 시 실익이 가장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구체적 검토절차에 들어갔다. 매각 주관사로 삼성증권 선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다만, 애경그룹 관계자는 “같은 업계의 매물이다 보니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으로 매각주관사 선정에 돌입하거나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허나 업계에선 애경그룹이 기존에 거론되던 한화나 SK그룹에 비해 현실적으로 인수 유인이 가장 크다며 애경이 인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의 현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인수 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다는 점에 주목한다.

사실 SK와 한화 입장에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상당히 부족했다는 분석이 있어왔다. 한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고려해 봐도 SK나 한화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다”며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 만큼, 해당 기업들도 쉽게 움직이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거론되던 한 기업 관계자 역시 “외부에서 자꾸 시너지를 이야기하는데 정작 내부에선 여러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반면 애경은 다르다. 애경이 운영하는 제주항공은 LCC부문에선 업계 1위지만 항공운영에 필요한 인프라 등과 관련,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것들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제주항공은 해당 과제들을 상당 부문 풀어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부족했던 격납고(행거) 등 정비 시설 및 중정비 능력, 각종 교육 시설 및 기내식 등을 단번에 품을 수 있다”며 “이것은 단순히 ‘시너지’가 아니라 아예 새로운 능력을 갖게 되는 것과 다름없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한마디로 현재 사업 자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다는 뜻이다. 

이와 더불어 노선을 확대하고 덩치를 키운다는 점 역시 제주항공이 지금보다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걸림돌이 있다. 자금 문제다. 애초에 SK와 한화가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가장 큰 이유는 자금력 때문이었다. 2조원 이상 들어가는 돈의 전쟁에 뛰어들려면 애초에 자금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애경그룹으로선 인수를 위해선 외부에서 투자를 끌어와야 한다. 그야말로 ‘올인’ 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한편,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인수전의 장기화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 하락은 물론, 나아가 항공산업 전반의 경쟁력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며 "인수자와 더불어 채권단도 인수작업이 너무 늦지 않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