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타운 중 두 번째 규모
‘브랜드타운·직주근접성’ 안고 몸값 치솟아
2020년 대규모 입주 예정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노후 불량주택 밀집지역으로 꼽히던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일대가 ‘상전벽해’의 변화를 겪고 있다. 재개발사업에 1군 건설사가 결집하면서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촌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어서다. 신길동은 서울 도심권은 물론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고, 신림선·신안선 등의 교통 호재까지 대기하고 있어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재개발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신길동은 서울 서남권 신흥 주거지로서의 입지를 굳힐 전망이다.

◇서울에서 두 번째로 큰 뉴타운···강남·마포·여의도 등 직주근접성 탁월

서울 영등포구 남쪽에 위치한 신길동은 ‘신길뉴타운’을 중심으로 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2005년 3차 뉴타운으로 지정된 신길뉴타운은 신길동 일대 146만9404㎡을 개발하는 사업지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뉴타운 지구 중 장위뉴타운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신길뉴타운은 10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형이 비탈지고 노후 주택이 많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때문에 개발 초기 신길뉴타운에서는 미분양이 속출했다.

실제 11구역을 재개발해 2013년 10월 분양한 ‘래미안 프레비뉴’와 7구역의 ‘래미안 에스티움’(2014년 12월 분양)은 모두 미분양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1군 건설사들의 브랜드 아파트가 연이어 입주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래미안에 이어 힐스테이트, 자이 등 대형건설사 브랜드 타운이 들어서면서 교육과 교통, 편의시설 등 기반시설이 하나 둘 완성됨에 따라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된 덕분이다.

업계는 신길동이 지하철 1·5·7호선을 통해 강남·여의도·마포 등 주요 업무지구와 가산·구로디지털단지로 이동하기에 편리해 직주근접성이 뛰어다나는 평가를 내놓는다. 인근에 영등포 타임스퀘어 등 다수의 편의시설이 위치해 직장인 중심의 실수요자들을 끌어들이는 데도 유리하다. 여기에 여기에 지난해 7월 박원순 시장이 발표한 ‘여의도통합개발계획’도 호재로 작용했다. 여의도 통합개발계획은 여의도를 초고층 업무·주거지가 어우러진 국제 금융중심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신길동은 배후지로 꼽히며 집값도 크게 상승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여의도통합개발 발언 직후인 8월 신길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1% 올랐다. 또한 작년 한 해 동안 신길동 아파트가격은 21.1% 올라, 여의도동 아파트가격 상승률인 20.1%를 상회했다. 실제 래미안에스티움 전용 84㎡는 지난해 6월 말 10억2000만원에 실거래되며 ‘10억 클럽 아파트’에 이름을 올렸다. 최초 분양가가 5억5000만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5년도 안 되는 시점에 2배 이상 오른 셈이다.

◇2020년 대규모 집들이 나서…“각종 개발 호재 힘입어 수요 유입 꾸준할 것”

신길뉴타운은 16개 구역 중 주민 반대로 해제된 구역을 제외하면 10개 구역에서 재개발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7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에스티움(1722가구)과 래미안프레비뉴(949가구·11구역)이 일찌감치 입주를 완료했다. 올 2월부터는 14구역 신길센트럴아이파크(612가구)의 입주가 진행되고 있다.

1년 뒤인 2020년 신길뉴타운에는 새 아파트가 쏟아질 예정이다. 5구역을 재개발한 ‘보라매SK뷰’(1546가구)를 2020년 1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 단지는 신길뉴타운에서 래미안에스티움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신길뉴타운 동쪽 끝에 위치해 7호선 보라매역 역세권으로 꼽힌다. 한 달 뒤인 2월에는 ‘신길센트럴자이’(1008가구)가 집들이에 나선다. 이 단지의 공정률은 지난 1월 55%를 돌파해 현재 중반을 조금 넘어선 상태다. 이후 10월과 12월에는 ‘힐스테이트클래시안’(1471가구·8구역)와 ‘신길파크자이’(641가구·8구역)가 연이어 공급될 예정이다.

다른 구역들도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10구역은 신탁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국토지신탁을 시행자로 선정하고, 시공은 대우건설이 맡기로 했다. 13구역 역시 신탁 방식으로 추진해 지난해 5월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3구역을 재개발하는 ‘포스코더샾’(368가구)은 올 7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재개발사업을 마친 신길뉴타운은 새 아파트 1만여 가구가 들어선 서울 서남권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여기에 여의도~서울대를 잇는 신림선 경전철 보라매역(2022년 개통 예정)과 여의도~광명~안산을 연결하는 신안산선 신풍역(2023년 개통 예정) 등의 교통 호재도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각종 개발 호재에 힘입어 수요 유입이 꾸준히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도심권의 주요 업무지구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 직주근접 수요의 유입이 꾸준한 상황”이라며 “현재 서울에 재건축은 물론 재개발 사업지가 드물기 때문에 희소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사업이 완료될수록 공원·학교 등 주거환경 개선도 대대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라며 “흑석뉴타운·노량진뉴타운과 함께 서울 서남권 신흥 주거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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