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부처, 소비자 피해 막기 위해 안전망 설치···업계 "일부 견제 및 안전망 필요하지만 카풀의 경우 적극적 태도 필요"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정부와 국회가 혁신과 규제 사이에서 신산업 스타트업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정부가 혁신산업 규제 사이에서 일부 신산업에 대한 조사 및 안전망 마련에 나섰다. 모빌리티, 이커머스(E-commerce) 등 주요 스타트업 산업들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이커머스 안전에 대해서 정부의 개입은 필요하지만, 갈등이 심한 카풀의 경우 정부가 공격이 아닌 적극적 해결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쇼핑몰에 대해 전자상거래법 위반 여부, 사업자 정보공개 등을 확인하는 조사에 착수했다. 신고접수가 아닌 직권조사다. 특히 매출액이 높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쇼핑몰 기업들을 선정해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임블리’ 운영사 부건에프엔씨도 포함됐다.

그동안 SNS쇼핑몰을 운영하는 스타트업들은 일반 이커머스 쇼핑몰과 다르게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해 전자상거래 위법이라는 지적이 있어왔다. 탈세나 유령법인 문제도 거론됐다. 이에 정부 관계부처가 직접 몇몇 이커머스 스타트업 조사에 나선 것이다.

기존 택시업계와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은 카풀 스타트업들 역시 벼랑 끝에 몰렸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이재용 쏘카 대표의 설전이 있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이 대표가) 택시업계에 대해 상당히 거친 언사를 내뱉고 있는데, 이건 너무 이기적이고 무례한 언사"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도 본인 SNS에 “출마하시려나”라며 받아쳤다.

이후 최 위원장은 23일 핀테크위크에서 “정부가 민간 혁신을 지원하는 것과 함께 사회적 충격을 관리해서 삶에 대한 위협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는 점을 설명한 것”이라고 추가 설명했다. 이 대표는 곧바로 “혁신에 승자와 패자는 없다. 혁신은 우리 사회 전체가 승자가 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있을 뿐이다. 전통산업이나 관련 종사자들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돕고 거기에 혁신산업도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와 업계 사회적대타협 기구는 답보상태다. 카풀 시간제한 및 택시 월급제 등이 논의됐지만 택시와 승차공유 업계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택시업계는 타협안에 참여하지 않았고, 광화문에서 “타다 등 11인승 승합차 카풀은 유권상 불법”이라며 대규모 집회를 하기도 했다.

이 상황에서 국회에 발의된 제한적 카풀 허용법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쳐 공전 중이다.

이에 스타트업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택시업계와 정부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코스포는 “플랫폼 택시는 기사들의 생존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택시산업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내 택시산업의 문제는 지난 몇 십년간 누적돼 온 구조적 상황이다. 플랫폼과의 결합을 통해 모빌리티 혁신이 일어나야 택시업계가 살아날 수 있다”고 밝혔다.

코스포는 정부에도 구체적인 해결책을 요구했다. "국내 모빌리티 혁신이 택시 업계를 몰아낸다는 근거 없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는 정부가 주도하여 만든 사회적대타협을 스스로 부정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업계 의견을 보탰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일부 소비자 안전망과 기존 산업 구성원들의 생계문제를 위해서 정부가 나서야 하는 것은 맞지만, 혁신사업에 대한 방관과 공격은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적절한 견제는 필요하지만 아직 국내에 혁신 사업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상황에서 무작정 정부나 국회가 스타트업을 공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스타트업 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나 식약처가 나선 SNS마켓 조사는 필요했고, 시기 상 적절하다. 많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제보하고 있고 이에 대해서 정부가 안전망을 마련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라며 “하지만 카풀의 경우 업계 갈등이 심해 아직까지 타협이 되지 않은 산업이다. 카풀 스타트업들이 제대로 사업을 펼치지도 못한 상황에서 정부 관계자들의 방관이나 공격은 산업 전체헤 타격이 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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