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컴퓨팅에 비해 지연시간 대폭 감소
“클라우드 게이밍 활성화 촉매 될 것”

엣지 컴퓨팅 구조. / 이미지=삼성전자
엣지 컴퓨팅 구조. / 이미지=삼성전자

최근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이 향후 게임산업을 이끌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엣지 컴퓨팅을 이용한 레이턴시(지연속도·Latency) 감소를 통해 고성능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게임이 가능하게 될 것이란 관측에서다.

엣지 컴퓨팅은 이전의 중앙집중식 데이터 처리가 아닌, 데이터가 생성되는 네트워크와 가까운 곳(엣지; 가장자리)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중앙 데이터센터와 직접 소통하는 방식이라면 엣지 컴퓨팅은 기기 가까이에 위치한 일명 ‘엣지 데이터센터’와 주로 소통하며 2차 작업을 중앙 클라우드에 맡기는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엣지 컴퓨팅을 ‘포그(fog·안개) 컴퓨팅’ 또는 ‘클라우드렛(cloudlet)’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클라우드(구름)의 경우 지상에서 멀리 떨어진 반면, 포그(안개)는 지표면 가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앞서 클라우드 컴퓨팅은 온라인상의 데이터 양이 급증함에 따라 데이터 처리 및 저장 작업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등장했다. 외부의 별도 저장장치를 이용해 각 기업들은 전산작업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속도 지연 등 클라우드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등장한 것이 바로 엣지 컴퓨팅이다. 

엣지 컴퓨팅의 가장 큰 장점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비교해 처리 시간을 대폭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의 단점인 안전성, 즉시성 및 효율성을 극복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AR·VR 기술과 관련해 즉시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증강현실, 가상현실, 생체인식 등 최근 각광 받고 있는 기술들은 엔드포인트에서 대용량 데이터가 발생하기 때문에 클라우드 컴퓨팅만으로는 즉시성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엣지 컴퓨팅의 경우 데이터 처리 시간이 크게 단축되기 때문에 예민한 시청각 반응으로 인해 단 몇 백 밀리세컨드(ms)의 차이로 몰입감에 차이가 발생하는 가상현실 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앤드마켓(MarketsandMarkets)은 2017년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2017년 14억7000만 달러(한화 약 1조6500억원) 수준이었던 엣지 컴퓨팅 산업이 2022년 67억2000만 달러(한화 약 7조5500억원) 규모로 약 46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엣지 컴퓨팅이 게임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상용화된 5G 기술과 함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엣지 컴퓨팅이 모바일 기기의 처리 과정을 단순화시켜 배터리 소모를 줄이고 5G를 통해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해 고사양 게임 개발을 촉진할 것이란 관측이다.

글로벌 통신회사인 AT&T도 지난해 엣지 컴퓨팅 기술이 5G 시대를 맞이해 다수의 PC와 콘솔게임 이용자들을 모바일게임으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AT&T는 현재 엣지 컴퓨팅과 5G 기술을 통해 고사양의 AR·VR 게임의 안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테스트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엣지 컴퓨팅은 레이턴시를 감소시켜 AR·VR 게임 시장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VR업계에 따르면, 모바일게임이 쾌적한 게임 환경을 갖기 위해서는 100ms 이하의 레이턴시가 필요하지만 AR·VR 게임의 경우 그보다 훨씬 낮은 20ms 이하의 레이턴시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현재 수준의 레이턴시로는 고성능 AR·VR 게임 개발이 어렵기 때문에 향후 엣지 컴퓨팅과 5G를 통한 레이턴시의 감소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엣지 컴퓨팅의 레이턴시 감소 효과는 클라우드 게이밍의 활성화 또한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소니·구글·MS 등 다양한 IT업체들이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엣지 컴퓨팅을 통한 게임 구독 서비스 증가 트렌드가 결국 게임 기기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키는 주된 원인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엣지 컴퓨팅으로 인해 향상된 모바일게임 환경은 자연스럽게 이동성이 떨어지는 게임 기기 수요부터 감소시키게 되고,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래픽카드와 같이 게임 이용에 필요한 부품의 수요 감소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콘진 관계자는 “엣지 컴퓨팅 기술은 현재 활성화된 기술은 아니지만 올해부터 전 세계에서 본격적으로 시행될 5G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고, 사물인터넷(IoT) 환경에 최적화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며 “과거 클라우드 서비스가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시장에 침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게임업계는 엣지 컴퓨팅과 5G가 모바일게임 시장의 빠른 성장을 견인하고 그를 통해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가 활성화돼 전체 게임산업 플랫폼의 기준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아울러 이제는 아마존 등 게임 개발이나 퍼블리싱 경력보다 스트리밍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이 게임산업에 진출하고 있다. 이러한 비(非)게임 기업의 게임산업 진출 여부도 앞으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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