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사드 보복 우려에 화장품·여행·카지노주 투심 급랭
중국 무역분쟁 대응에 희토류, 화훼이 시장 축소 가능성에 모바일 부품주 관련 기대감 커져

그래프=시사저널e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가능성에 급등한 유니온머티리얼과 제 2의 사드보복 우려에 최근 크게 내린 토니모리. / 그래프=시사저널e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업종과 종목별 희비가 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우선 중국 소비주와 수출주가 미중 무역전쟁에 따라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이들 업종에는 ‘반(反)화웨이’ 행렬에 한국이 동참할 경우 제2의 사드(THAAD) 보복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겹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중국의 무역분쟁 대응에 따른 희토류 관련주, 화웨이 시장 점유율 감소 전망에 휴대폰 부품주에는 긍정적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 미중 무역전쟁과 화웨이 사태에 넉다운된 중국 소비·수출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유탄이 국내 증시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스피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재점화가 일어난 이달 초 이후 지수가 2200선에서 2000대로 내려앉을 정도였다. 그중에서도 화장품, 의류, 여행, 카지노·면세점 등 소비주와 통신 관련 중국 수출주들의 투심 악화가 두드러졌다. 

특히 ‘반화웨이’ 움직임이 이러한 상황에 기름을 부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6일(현지 시각) 미국 기업과 거래할 때 미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거래제한 기업 리스트에 중국 통신업체인 화웨이를 포함시켰다. 미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주변 동맹국들이 동참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한국 역시 화웨이 퇴출에 동참하기를 요구받았는데, 이를 두고 시장에서 제2의 사드 사태가 재연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주 중국 소비 관련 업종의 주가 하락폭이 컸다. 화장품 관련주인 토니모리와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한 주 동안 각각 19.83%, 9.46% 내렸다. 아모레퍼시픽(9.37%), 한국화장품제조(8.98%) 등 다른 화장품주도 큰 폭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또 중국 시장에서 크게 성장하고 있는 F&F 주가도 14.53% 급락했다. 여행업종에 속한 모두투어(5.94%)와 하나투어(5.78%), 카지노주로 분류되는 파라다이스(5.41%), 면세점 관련주인 호텔신라(5.02%) 등도 5% 넘게 하락했다.

중국 수출주도 미중 무역분쟁의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이 중에서도 화웨이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통신 부품업체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대표적으로 화웨이 매출 비중이 높은 5G 관련주인 RFHIC는 이달 15일 장중 3만8000원까지 올랐지만 지난 24일 2만1750원으로 42.7% 급락했다. 27일 7%대의 반등에 성공했지만 다른 국내 5G 관련주가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화웨이 악재’가 아쉬울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 반사이익 가능성에 희토류주 ‘반짝’, 화웨이 경쟁주 ‘기대’

반대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화웨이 사태에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업종과 종목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에 대한 수출 금지가 이뤄질 경우 국내 일부 종목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해석 때문이다. 더불어 화웨이의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인해 경쟁 기업들에 기회가 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래 싸움에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된 것이다. 

이미 희토류 관련주는 이달 들어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희토류 대체 소재로 주목받는 ‘페라이트 마그네트’를 생산하는 유니온머티리얼은 주가가 이달 초 2185원에 시작해 이달 27일 3120원으로 마감하면서 42.7% 급등했다. 지난 24일에는 장중 359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중국의 희토류 대신 페라이트 마그네트의 소비가 증가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였다. 이밖에 쌍방울은 러시아연방 부랴트공화국과 희토류 공동개발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지난 22일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고, 희토류를 비롯해 티타늄, 니켈 등을 유통하는 티플랙스도 이달 들어 18% 넘게 올랐다. 

화웨이 사태와 관련해서는 국내 경쟁 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27일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시스템에 대한 접근권 상실은 화웨이의 중국 외 지역 스마트폰 판매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거래 제한 조치가 삼성전자에게는 스마트폰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KB증권도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 밸류체인(부품·소재·장비)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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