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대북유화책·빅딜로 ‘투트랙’···‘저강도 도발’ 北 마음 돌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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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대북유화책·빅딜로 ‘투트랙’···‘저강도 도발’ 北 마음 돌리나
  • 한다원 기자(hdw@sisajournal-e.com)
  • 승인 2019.05.2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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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북미대화 틀은 깨지 않아···미사일 발사로 한미 적극적 대북 유화책 유도
정부 “북미대화 재개와 비핵화 위해 대북유화책 구체화”
전문가들 “6월말 한미정상회담 계기로 4차 남북정상회담 통해 대화 물꼬 트일 듯”
최근 한국과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북미대화 재개와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압박과 대화로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한국과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북미대화 재개와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압박과 대화로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최근 한국과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북미대화 재개와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압박과 대화로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3차 북미정상회담의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북한은 비핵화 카드를 쥐고 북미대화의 틀을 깨지 않는 선에서 미사일을 쏘아올리며 한국과 미국의 적극적인 대북 유화 태도도 유도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물론 대미협상 고위 책임자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의 태도변화’를 전제로 3차 북미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극심한 경제난과 한미 양국의 적극적인 대북정책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미국은 대북제재 틀 안에서 여전히 ‘일괄적 비핵화’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4일과 9일 연이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며 저강도 대응에 나섰지만, 미국은 북한 화물선을 압류하면서 북한의 태도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결국 북미대화의 틀을 깨지 않는 수준의 단거리 미사일 도발을 통한 저강도 대응, 북한매체를 통한 비난 공세 정도로 대응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3일 화물선 압류에 대해 미국을 ‘날강도’라고 비난했고, 조선신보는 18일 “미국은 오만한 대화법과 제재가 비핵화 달성을 도울 것이란 구태의연한 압박노선을 그만두라”고 전했다. 특히 조선신보는 “올해 안으로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으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와 관련한 ‘하노이의 약속’이 유지될지 예단할 수 없다”고 강경 발언을 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문제해결 방법론을 찾는 1차적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북미대화 재개를 강조했다.

◇정부, ‘대북유화카드’ 꺼내며 북한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

우리 정부는 조속한 북미대화 재개와 비핵화를 위해 대북유화책을 구체화하고 있다. 북측이 대남·대미 비난을 지속하면서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 긴장 수위를 높이는 상황을 대북유화책으로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이 ‘대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면서도 한반도 대화 국면의 적극적 행위자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부는 지난 17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개성공단 기업인 자산 점검 방북 승인 ▲국제기구의 인도적 대북 지원사업 자금 공여 ▲대북 식량지원 추진 등 대북 제재하에 가능한 대북 유화 카드를 꺼냈다. 우선 정부는 인도주의적 차원의 대북지원을 위해 세계식량계획(WFP) 국제사회 기구에 800만 달러를 지원하고 개성공단 기업인의 방북신청을 승인했다. 이와 함께 북한 아동과 임산부 영양지원을 지원하면서 10년 내 최악인 북한의 식량 사정을 고려해 인도주의적 식량지원에도 국민 여론을 수렴해 구체화할 계획이다.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승인은 우리 정부가 북한에 보내는 일종의 신호라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표면적으로는 기업 대표단의 신청에 따른 것이나 정부는 그동안 기업인들의 8차례의 방북 신청을 북한의 도발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등을 이유로 불허해온 바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북한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신년사에서 개성공단·금강산관광의 조건 없는 재개를 선언한 이후 북한이 매체를 통해 개성공단 재가동을 거듭 요구한 만큼 기업인 방북 협의를 위한 정부의 대화 또는 접촉 제안에 호응할 가능성이 커졌다. 남북 간 현안 협의를 토대로 대화 물꼬가 트이면 문 대통령이 제안한 4차 남북정상회담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북측 인사들이 지난 23일 중국 선양에서 남측 민간단체들과 만나 남북관계 교착 국면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위는 “(남·북·해외측이) 남북관계의 교착국면에 대해 우려하고, 현 국면이 남북관계가 발전하느냐 과거로 회귀하느냐 하는 심각한 상황에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1일 경기도 파주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일대가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21일 경기도 파주시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일대가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北, 우리정부 대북유화책으로 남북·북미 대화 재개 나설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달 말 주요 20개국 회의를 계기로 한미정상회담 개최가 예정돼 있다. 멈춰있는 북핵 협상 시계를 다시 가동시키기 위해선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전에 우리 정부가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면서 진전된 입장을 이끌어 내야하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대북식량 지원 계획 발표와 함께 대북 특사를 파견하면서 4차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하고 적어도 남북 고위급회담을 북측에 제안할 수 있다는 데 힘이 실린다. 북한은 대북특사, 남북회담 등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최근 북한의 비정치적인 남북 교류와 우리 정부의 대북유화책으로 남북 대화에 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이지만 북한은 개성공단 재가동의 의지를 피력한 만큼 기업인 방북에 협조적으로 나올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다음 달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으로부터 북미 간 타협 여지가 있는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무엇인지를 직접 들을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원 시사평론가는 “미국이 기존 빅딜을 유지하고 있고, 북한은 미사일로 저강도 도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미 간 간격을 좁히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럴 때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북미 간 대화의 다리를 놓아주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차 평론가는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방안을 총동원해 양측의 간격을 좁히고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6월말 성사될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4차 북미정상회담을 열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화국면을 다시 성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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