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부건 전 직원이 말하는 임블리···“안일한 경영 인정해야”
  • 차여경 기자(chacha@sisajournal-e.com)
  • 승인 2019.05.24 11:20
  • 댓글 2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퇴사한 부건 중간 관리자 A씨 “전문지식 없이 무작정 사업확장···소비자·직원·협력업체에 대한 태도부터 문제”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임블리 사태가 벌써 수개월이 지났다. 호박즙 곰팡이에서 시작된 논란은 화장품 이물질, 명품카피, 동대문 갑질 등으로 눈덩이처럼 커졌다. 부건에프엔씨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소통에 미숙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 사태를 계기로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식품 사업을 접고, 전문경영인을 도입하겠다는 대책도 내놨다. 임블리 임지현 상무는 오는 7월부터 경영에서 물러난다.

대중들은 연매출 1700억원을 내는 스타트업의 대처방식이 이토록 미흡했다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부건에프엔씨 전 직원이었던 A씨는 <시사저널e>와의 인터뷰에서 “부건에프엔씨 경영의 허점은 이번 호박즙 곰팡이 논란 사태 발생 후 경영진이 보여준 대처를 보면 단적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지금은 부건에프엔씨를 떠난 A씨는 창업 초기부터 회사와 함께했던 중간 관리자였다. 회사의 성장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임블리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A씨에게 물어보자, 그는 이 사태가 ‘안일한 경영’에서 촉발됐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A씨와의 일문일답.

부건에프엔씨 중간 관리자였다가 퇴사했다고 들었다. 퇴사율이나 이직율은 전체적으로 어땠나.

퇴사할 당시 부건에프엔씨 퇴사율은 40% 정도였다. 지금은 126%까지 올라갔다. 근속년수 1년이 안되는 직원들이 많다. 그런데도 부건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는 ‘우수 일자리창출상’을 받았다. 어떤 기준에 의한 수상인지 현재 주최 측에 공식 질의를 해 놓은 상태다. 또 부건은 퇴사자가 발생 할 시 권고사직 대신 자진퇴사를 하도록 유도했다. 실업 급여를 받기 위한 번거로움을 강조하며 2개월치 급여를 한번에 주는 조건으로 회유하기도 했다. 회사 문제에 이의 제기를 한 중간 관리자들은 대부분 퇴사를 했다. 퇴사 후 부건이나 임블리를 옹호하는 직원들이 별로 없다. 회사 임원들은 퇴사를 앞둔 직원에게 “너 나가서 잘되나 보자”는 식으로 말하기도 했다. 응원은 못하더라도 한때 일했던 직원 뒷담화는 하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회사 CS 대응 체계는 어땠나.

대부분 고객들이 임블리 CS(고객대응) 체계를 엉망이라고 하지 않나. CS팀이 아닌 임블리의 일방적인 소통채널 활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지금 수면 위로 떠오른 각종 카피, 허위 과장 광고 논란도 임지현 상무가 개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고객들과 직접 대응하면서 시작됐다. 임 상무 계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CS팀 모두가 알 순 없다. 임 상무는 명품 카피나 불량 제품 등에 대한 고객 불만도 개인적으로 SNS를 통해 피드백했다. 임 상무 계정에서 오가는 고객들과의 선택적 피드백, 크고 작은 다양한 이슈와 논란에 대해 CS팀 직원들도 잘 알 수 없으니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많았다.

A씨가 부건에프엔씨 재직 중일때 사용했던 사원증과 명함. / 제공=A씨
A씨가 부건에프엔씨 재직 중일때 사용했던 사원증과 명함. / 제공=A씨

지난 20일 열린 기자회견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많은 언론사를 부른 만큼 현재 사태를 수습하는데 도움이 될 조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긴 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전까지 임지현 상무와 박준성 대표가 언론 인터뷰와 SNS를 통해 사태를 더 악화 시켜온 것을 모두 봤던 터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기자회견을 본 사람들 모두 비슷하게 생각했겠지만, 임지현 상무가 보직을 내려놓고 인플루언서로 돌아간다는 대목이 제일 황당했다. 부건에프엔씨는 가족 회사다. 임지현씨가 상무 보직을 내려놓는다 해도 대표가 남편이고 회사 지분이 그의 가족인 것은 변함이 없는데 무엇이 바뀔 수 있겠나. 임 상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식품, 화장품, 패션 분야의 전문 지식 없이 허위 과장 과대 홍보를 하다가 이 일을 키운 장본인 중 한 명이다. 그런데 상무 보직을 내려놓고 현재 가장 논란의 중심에 있는 SNS로 인플루언서 활동을 하겠다니 납득할 고객들이 있을까 싶다. 원래 상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이름은 대외용 타이틀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대부분의 고객은 알 것이다. 차라리 인플루언서 활동을 포함한 인스타그램 활동을 안 하고, 본인 스스로 패션, 화장품 분야의 전문 역량을 키우도록 하겠다는 말이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 같다.

임지현 상무가 직접 경영에 참여한 것은 맞나.

일반적인 패션회사 상근 상무의 업무는 아니다. 일단 출퇴근 시간이 불규칙하다. 패션 회사 상무는 보통 아침 일찍 출근해 시즌 아이템 기획부터 진행까지 이끌지 않나. 물론 임 상무가 처음부터 끝까지 관여하는 작업도 있다. 하지만 임 상무의 업무는 대부분 협력업체 또는 MD(판매담당자)가 가져온 옷을 고르고 몇 차례 수정 요청하는데서 그쳤다. 그리고 해당 제품을 입고 SNS에 올리고 홍보하는 역할이 주였다. 임 상무가 임블리 운영에 많은 영향을 준 건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기자회견에서 말한 ‘경영’과는 거리가 있다.

임블리는 일반인이 쇼핑몰 사진을 따라했다고 합의금을 요구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부건에프엔씨는 2014년 말부터 도용 리스트를 작성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임블리 해명 영상에서 2018년 초 한시적으로 진행했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 부건은 SNS나 중고장터에 올라온 게시글까지 모두 상표 및 이미지 도용이라고 경고 쪽지와 메일을 보내고, 이를 거부하면 고소를 진행하며 합의금을 요구했다. 임블리 중고 물품 판매 서비스를 이용해 중고 옷을 판매하는 사람에게도 모두 합의금을 달라고 한다. 겨우 용돈벌이를 하는 간호사, 대학생에게도 임블리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경고와 내용증명을 보내 합의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대학생이나 일반인들은 내용증명을 받으면 일단 겁이 나 따져볼 겨를도 없이 적게는 15만원 많게는 200만원까지 부건에 송금했다. (부건은) 이 돈이 임블리 저작권 보호를 위해 한 것이고 합의금 대부분은 법무사무실 수수료로 대부분 지급했다고 정당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임블리 스스로 명품을 카피하고 있었으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사용하거나 이름을 썼다고 해서 경고를 하고 합의금을 받는 것이 과연 맞는 일인가 스스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부건이 해명한) 중국 카피는 일부 사실이다. 중국 의류 시장이 한국 제품들을 빠르게, 똑같이 따라한다. 그리고 그 제품을 한국으로 들여온다.

일반인 중고 판매글이나 SNS업로드 글까지 과하게 잡은 이유는 무엇인가.

경영진의 마인드와 직결된다. 경영진은 ‘내 것은 내 것’이라는 사고가 강하다. 임블리 이름, 이미지를 이용해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것으로 보이면 모두 경고를 보낸다. #임블리 해시태그를 사용했다고 경고쪽지를 보내는 일도 많았다. 채소를 판매하는 시골 농장에도 연락해 인스타그램에서 임블리 해시태그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황당한 경우 아닌가. 더 나아가 (경영진들은) 직원들에게 임금을 지불하니 직원의 일상도 회사의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직원들의 주말생활까지 간섭하기도 했다. 만약 직원이 경쟁사 옷을 입거나, 관련 콘텐츠를 개인 SNS에 올리면 그것까지 지적하기도 했다.

동대문 도매업체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도 있었다. 부건 측은 기자회견에서 ‘소통의 문제’라고 해명했는데.

임블리는 그동안 단독입고와 자체제작이 고객들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척 자기중심적인 얘기다. 옷을 납품하는 업체 입장은 다르다. 많은 동대문 상인들이 증언했듯 ‘단독입고’는 결국 도매업체가 손해를 떠안아야 하는 구조였다. 고객들은 단독입고라는 이유로 제품의 품질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비싼 가격에 옷을 사야했다. 박준성 대표가 최근 인터뷰에서 ‘동대문은 답이 없다’며 단독 디자인 역량을 보충하겠다고 했다. 동대문을 기반으로 지금의 위치에 오른 회사의 대표 입에서 그런 말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어떻게 보면 제일 적극적으로 임블리 입장을 대변해줘야 할 동대문 도매업체들인데, 이번 사태가 발생한 후 온라인에 올라오는 제보와 댓글을 보면 비판글이 다수고 옹호 글은 찾아보기 어렵다. 동대문 도매업체가 그동안 계속 참고 있었던 것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호박즙 곰팡이 사건에서 유통문제가 빠질 순 없다. 온라인에 올린 물류창고 사진은 이사할 때 폐기물업체서 홍보사진으로 쓰려던 사진이라고 하는데. 재직 당시 물류 창고 여건은 어땠나.

현재 포털사이트에 떠도는 창고 물류 사진은 박준성 대표 말대로 폐기물 수거 업체에서 찍은 사진이 맞다. 창고 실제 모습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실제 물류창고가 화장품 보관에 적합한 곳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복수의 직원이 동일한 문제를 지적했고, 내가 재직할 당시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지현 상무의 개인 SNS에 올라온 물류센터 내부 모습이다. 화장품 보관에 적합했는지 여부는 이 사진을 보는 소비자의 몫이다. 의류 물류창고는 창고 전체 온도 습도의 일정한 유지보다, 작업자들이 몰려있는 공간의 냉난방이 더 중요했다. 냉난방 시설은 작업자 공간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그리고 최근 2년 한국의 여름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몸살을 앓았다.

부건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다고 한다. 어떻게 보나.

부건에프엔씨는 박준성 대표 가족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다. 외부 경영 간섭을 받을 수 있는 개인 또는 기관 투자 등이 없는 상황이다.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대표이사급을 새로 뽑는다고 해도 의미가 있을까 싶다. 박준성 대표는 과거부터 사업확장을 계획했다. 그러나 판매와 매출 상승에만 집중했지 식품, 화장품, 의류 등 아이템별로 ‘보관, 판매, CS’등 에서 발생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와 그에 따른 매뉴얼 및 시스템은 부족했다. 이 사태가 일어난 후에도 본인들이 일부 허위사실로 피해를 입었다고만 주장하고 있다.

부건 경영진이 60억짜리 집과 수억원대 수입차들, 그리고 수백억대 부동산을 얻는 동안 고객과 협력업체 직원들과의 관계에서 무엇을 잃었는지 이제라도 돌아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블리를 사랑해준 고객들과 수년간 함께한 동대문 시장의 협력 업체들, 그동안 회사를 거쳐간 수많은 전현직 직원들의 왜 이렇게 제보가 쏟아지는지 경영진 스스로 되물어 봐야 한다.

차여경 기자
산업부
차여경 기자
chacha@sisajournal-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5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지은 2019-05-25 20:05:03
현직원들 애쓴다애써~ 나는 그런 (가)족같은 경영진들이랑은 일 못할거같은데 ~ㅠ 어차피 몇년못갈거같은데
하루라도 빨리 이직하이소~
이지은 2019-05-25 16:58:04
사필귀정 하길!
백하연 2019-05-25 15:44:38
기자님 세밀하고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이 기사가 널리 퍼져서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의 본질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오랜만에 좋은 기사 잘 읽고갑니다. 다음 기사도 기대하겠습니다.
방구 2019-05-25 15:41:38
여기 현직원들 관심이 많은것 같아서 남겨요 :)
멘디방구야
넌 언젠가 똑같은 방법으로
심장에 피눈물 나길 바래
:)
김민지 2019-05-25 15:11:53
박준성 임지현 이 시.발것들아 특정직원 아는 척좀 하지마 같잖네 진짜 ㅋㅋㅋㅋ 퇴사자 ㅈㄴ많아서 누군지도 모르잖아^^ 시어머니 치매걸려서 똥귀저기나 갈아주면서 살아라 썩을 사기꾼 임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