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머신러닝 등 무기로 내세워

양승도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커스터머 엔지니어링 총괄. / 사진=구글
양승도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커스터머 엔지니어링 총괄. / 사진=구글

구글이 국내 클라우드 시장 개척에 나선다. 오픈소스와 머신러닝 등 구글의 강점을 앞세워 국내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내년 초 데이터센터가 설립되면 이를 거점으로 삼아 공공과 금융시장까지 폭넓게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이지영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총괄은 23일 서울 강남구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19’ 미디어 브리핑 행사에서 “한국 클라우드 시장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라며 “구글이 시장에 늦게 진출했지만, 지메일 등 월간 사용자가 10억명이 넘는 서비스를 8개 보유한 기술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고객사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구글, 2020년 클라우드 플랫폼 서울 리전 개설

앞서 구글은 지난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19’ 행사를 통해 내년 서울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두 곳에 데이터센터인 ‘리전’을 설립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울 리전은 일본, 인도, 인도네시아,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에 이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8번째로 구축하는 데이터센터다. 서울 리전은 컴퓨트 엔진, 쿠버네티스 엔진(Kubernetes Engine), 클라우드 스토리지, 클라우드 빅테이블(Cloud Bigtable), 클라우드 스패너(Cloud Spanner), 빅쿼리(BigQuery) 등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핵심 제품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데 활용될 예정이다.

구글은 한국이 정보통신 분야를 선도해왔고 특히 게임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며 이번 서울 리전 설립 배경에 대해 밝혔다. 

이와 관련 양승도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커스터머 엔지니어링 총괄은 “대부분의 글로벌 IT 서비스가 미국이나 유럽에 집중돼 있지만, 클라우드는 게임사나 스타트업 등이 많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니즈가 많다”고 말했다. 

이미 국내에는 다양한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들의 데이터센터가 설립돼 있다. 아마존 AWS는 지난 2016년 가장 먼저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 2017년 3월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개소했다. 아울러 오라클은 오는 6월 중 데이터센터 개소를 앞두고 있으며, 에퀴닉스도 오는 3분기 데이터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다. 향후 글로벌 업체들간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올해 금융기관 클라우드 규제가 완화되고 정부가 공공기관에 민간 클라우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업체들의 국내 시장에 대한 공세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후발주자 구글, 오픈소스·머신러닝 등 무기로 내세워

구글은 검색엔진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등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IT 공룡이지만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리는 후발주자에 속한다.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아마존의 AWS가 전 세계 클라우드(IaaS 및 PasS 기준) 시장의 34.4%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MS(14.4%), IBM(7.2%)이 뒤쫓고 있다. 구글 점유율은 아직 6.6%에 불과하다. 특히 국내 시장의 경우 업계에서는 국내 민간 클라우드 시장의 80%를 AWS와 MS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글은 시장 확대를 위해 자체 네트워크망, 오픈 소스, 머신 러닝 등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구글은 현재 전 세계에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네트워크 통신에 있어 자체 통신망을 사용하고 있다. 양승도 총괄은 “구글은 자체 광케이블을 보유하고 있다”며 “프라이빗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 고객이 빠른 속도로 클라우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오픈소스 역시 구글만의 강점이다. 구글은 현재 다양한 오픈 소스 기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AI 개발 프레임워크 ‘텐서플로’, 컨테이너 관리 시스템 ‘쿠버네티스’ 등이다. 쿠버네티스의 경우 현재 업계 표준으로 쓰이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 사용자 80%는 이 제품을 이용해 클라우드 상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한다.

구글은 쿠버네티스 운영을 도와주는 GKE(Google Kubernetis Engeine)와 자사 서버(온프레미스)에서도 쿠버네티스를 구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GKE On-Prem도 함께 서비스 중이다. 최근에는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관리하는 새로운 플랫폼 ‘안토스(Anthos)’도 공개했다.

안토스는 개방형 표준을 채택해 기존에 구축한 내부 시스템 또는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수정하지 않고도 실행할 수 있다. 특히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등과 같은 서드파티 클라우드에서 실행되는 워크로드를 관리할 수 있어 관리자나 개발자가 다른 환경과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배우지 않고도 클라우드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배포, 실행, 관리할 수 있다.

구글은 인공지능도 클라우드 서비스 강점으로 내세웠다. 구글은 지난해 맞춤형 머신러닝 모델을 구축 및 지원하는 ‘클라우드 오토ML(Cloud AutoML)’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문서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의 인공지능과 컨텍센터용 인공지능 등 신규 솔루션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김동현 넷마블 상무,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임형진 삼성전자 수석 아키텍트, 이지영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총괄. / 사진=구글
왼쪽부터 김동현 넷마블 상무,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임형진 삼성전자 수석 아키텍트, 이지영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총괄. / 사진=구글

◇구글 클라우드 활용 사례도 소개돼

한편 이날 행사에서 구글 고객사인 삼성전자 임형진 수석 아키텍트와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김동현 넷마블 상무 겸 콜럼버스 센터장이 구글 클라우드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빅스비 2.0’을 런칭하며 구글 스택드라이버(Stackdrive)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구글 클라우드 머신러닝 기능을 활용해 해외에서 마케팅 비용을 쓴 이후 얼마나 기다리면 회수가 되는지를 예측하고 있다. 김동현 상무는 “마케팅 관련 사기 행각이 많은데, 머신러닝을 통해 실시간 감시하고 있고 유저들의 비정상 행동을 잡아내는데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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