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지난 2월 모디 총리 회동 이어 22일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과도 단독 면담
해외 정치인들에게 삼성전자가 미치는 ‘투자의 힘’ 영향력 때문

22일 서울 광화문 한 호텔에서 만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삼성전자
22일 서울 광화문 한 호텔에서 만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삼성전자

 

주요 국빈들이 한국을 찾을 때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남을 원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두 달 전 방한한 인도 모디 총리와 만났던 이 부회장은 이번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단독 면담 시간을 가졌다. 해외 정치인들에게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의 투자 유치가 갖는 의미가 각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첫 일정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만남이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두 사람은 따로 30분 동안 단독면담하며 돈독한 친분을 과시했다.

부시 전 미국대통령은 서울 광화문 소재 한 호텔에서 이 부회장과 만나 비공개로 면담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알려지진 않았지만, 글로벌 환경 및 기업경영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란 게 재계의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1998년 부시 대통령의 고향 텍사스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했다. 삼성전자가 해외에 설립한 최초의 공장이었다. 당시 삼성전자 공장 유치는 곧 주지사였던 부시의 업적으로 여겨졌고, 향후 주요 정치적 발판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장 준공식은 물론, 이후 오스틴 공장에서 열린 주요 행사에도 참석하며 삼성과 우정을 다지기도 했다.

두 달 전 방한한 인도 모디 총리에게도 삼성은 특별한 기업이다. 삼성은 오래 전부터 인도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지금은 중국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두드리지만, 삼성전자는 그보다 훨씬 전부터 인도 시장에 맞춤형 마케팅을 펼쳐왔고 스마트폰 시장 강자로 독보적 입지를 보여줬다.

모디 총리는 경제성장 기조를 이어가며 적극적인 해외투자 유치에 공을 들였는데, 그런 그에게 삼성전자의 인도 투자는 하나의 성과와도 같이 여겨졌다는 후문이다. 재집권을 노리는 모디 총리 입장에서 ‘투자 큰 손’ 삼성전자와 ‘윈윈 관계’를 이어가고자 한다는 것이다. 재계에 따르면 당시 이 부회장과의 면담도 모디 총리의 요청으로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해외투자는 곧 해외 정부 인사들의 하나의 성과가 됐고, 이것이 곧 국가 간 외교의 윤활유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재계인사는 “민간외교는 정부외교를 원활히 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그 민간외교 역할을 하는 것이 곧 기업들의 투자”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