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원대 이라크 유정 물공급시설 단독 수주, 올해 첫 신규 실적···남은 목표액은 ‘10조원’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전경 / 사진=현대건설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전경 /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이라크에서 올해 첫 신규 해외수주에 성공했다. 무려 3조원에 달하는 사업이다. 올 1분기 동안 실적이 전무했던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한시름 놓게 됐다. 다만 올해 신규 해외수주 목표치인 13조원을 달성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내달 말 전후로 예정된 알제리·사우디아라비 등 발주 물량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목표달성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22일 현대건설은 이라크에서 총 24억5000만달러(한화 약 2조9249억원) 규모의 해수공급시설(Common Seawater Supply Project) 공사 LOI(낙찰의향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 공사는 이라크 석유부 산하 바스라석유회사(Basrah Oil Company)가 발주한 바스라 남부 유전의 원유 증산을 위해 유정에 주입할 하루 500만 배럴 용량의 물 생산이 가능한 해수처리 플랜트 프로젝트다.

이 공사는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수주한 초대형 공사며 공사기간은 착공 후 총 49개월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지난 두 차례 이라크 전쟁 중 현지에 끝까지 남아 현장을 지키고 각종 국책 사업을 통해 이라크의 경제성장에 많은 기여를 한 현대건설에 대한 굳건한 신뢰감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향후에도 이라크 재건을 위한 개발 장기 계획으로 지속 발주될 것으로 전망되는 정유공장, 전력시설, 주택 등 다양한 분야의 수주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수주는 2014년 수주해 공사 수행중인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에 이어 이라크 지역에서 두 번째 실적이다. 현대건설이 보유한 양질의 플랜트 공사 실적과 우수한 기술력, 이라크 정부 및 발주처의 전폭적 신뢰를 기반으로 대형 공사 수주 쾌거를 이뤘다는데 의미가 깊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3조원에 달하는 신규 수주를 따내며 현대건설은 한시름 놓게 됐다. 그동안 현대건설은 정진행 부회장을 중심으로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지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현장을 돌며 해외 수주 네트워크 확장에 힘써 왔다. 하지만 1분기에 해외수주를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해 고민이 깊은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첫 해외수주로 ‘잭팟’을 터뜨린 것이다. 다만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 신규수주 목표치를 13조1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85% 늘린 규모다. 목표치를 채우려면 아직 10조원이 남은 셈이다.

현대건설은 내달 말을 전후해 발주될 알제리 복합화력플랜트 프로젝트, 사우디아라비아 마르잔 가스플랜트 프로젝트 등에서 남은 신규 해외수주액을 채운다는 전략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전통적 수주 우위지역인 중동·아시아 지역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시장다변화 전략을 통해 수주를 확대할 것”이라며 “가스·복합화력·매립·항만·변전 등 경쟁력 우위 공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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