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트X, 올해 출하량 10만대 규모 예상···초기 수요처 확보 긍정적
화웨이 출시 지연에 따라 납품 지연될 가능성도

화웨이의 '메이트X' / 사진=화웨이 홈페이지 캡처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투명 폴리이미드(PI)를 화웨이 첫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에 공급하며 판로를 연다. '메이트X'는 이르면 7월 출시가 예정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CPI 초기 수요처로 화웨이를 확보하게 된다면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에 투명 PI 공급을 일본 스미토모화학에 내준 아쉬움을 일부 만회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화웨이 첫 폴더블폰 ‘메이트X’에 투명 PI를 공급하기 위해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오롱인더가 투명 PI 개발을 끝내고 이달 양산해 화웨이에 공급할 것”이라 “납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오롱인더 투명 PI는 일본업체 DNP 하드코팅 처리 과정을 거쳐 공급될 전망이다. 화웨이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같은 중국업체인 BOE OLED 패널을 쓸 예정이다. 여기에 올라가는 투명PI가 국내산 제품이다. 

코오롱인더는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900억원 규모를 투자해 지난해 상반기 구미공장에 투명 PI 필름 양산설비를 구축했다. 업계는 코오롱인더가 이 설비를 통해 투명 PI 베이스필름 공장 1개 라인에서 7~10인치 폴더블폰 3000만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인더는 지난해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에 들어가는 투명 PI 납품처 자리를 일본 스미토모화학에 내준 바 있다. 스미토모화학은 갤럭시 폴드 물량에 맞춰 월 12만장 규모로 투명 PI 필름을 양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오랜 기술 노하우를 갖춘 스미토모화학이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미토모가 재료 안정성이나 수율 문제에서 경쟁 우위를 점했다고 본다"면서 "일본 업체가 코팅 기술에서 오랜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산 설비를 구축한 코오롱인더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코오롱인더가 이번 화웨이에 납품할 경우 투명 PI 수요처 확보로 향후 폴더블폰 시장 확대 교두보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일본 스미토모화학 외 국내 SKC, LG화학 등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소재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아직 초기여서 구축사례 확보를 통한 시장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향후 해외 기업 납품 이력을 앞세워 코오롱인더가 삼성전자 폴더블폰에 2차 공급사로 문을 두드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근 코오롱인더는 스마트폰 제조사에 샘플을 보내며 품질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코오롱인더 이번 투명 PI 양산 규모는 10만대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중국 IT전문 매체 기즈차이나는 최근 보도를 통해 올해 메이트X의 출하량 규모로 10만대를 예상했다. 시제품 양산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양산 시기도 뒤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최근 미국 화웨이 제재 여파로 메이트X의 출시 시점이 미뤄질 경우 코오롱인더의 납품 일정 역시 미뤄질 가능성을 제기한다. 미국 정부가 최근 화웨이를 거래중단기업 명단에 올리면서 구글은 화웨이에 안드로이드OS 일부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1일(현지시각) 거래제한 조치를 완화해 90일간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있는 임시면허를 발급하면서 구글은 거래 중단을 보류한 상태다. 구글이 최근 공개한 폴더블폰에 최적화된 OS '안드로이드Q'를 적용하지 못할 경우 화웨이로서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화웨이코리아 관계자는 “지난달 중국 선전에서 열린 HAS 2019 행사에선 메이트X의 7월 출시를 확정 발표했다”면서도 “다만 최근에 이슈가 있다 보니 출시 일정에 변동사항이 있을 수도 있다. 본사를 통해 확인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폴더블폰이 본격적으로 양산될 내년 중후반 이후에 보다 대량 양산이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하는 분위기다.

코오롱인더 관계자는 "고객사 관련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에 지속적으로 투명 PI 필름 샘플을 공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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