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티슈진, 인보사 사태 길어지면서 주가 내리막
메디톡스는 생산 공정 조작 논란,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대량 블록딜로 투심 악화돼
이들 종목에 대한 개인투자자들 순매수 규모 커 평가손 불가피할 듯

국내 대표적인 코스닥 바이오사들의 주가가 악재 탓에 하락하고 있다. / 그래프=시사저널e
국내 대표적인 코스닥 바이오사들의 주가가 악재 탓에 하락하고 있다. / 그래프=시사저널e

코스닥 시장의 대표적인 바이오주들이 갖은 악재 탓에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이들 종목을 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은 골관절염 신약인 ‘인보사(INVOSSA)’ 사태로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메디톡스는 불량품을 정상품으로 조작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대량 블록딜 영향 탓에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날 2만855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3월 14일 장중 9만3500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70% 가까이 빠진 것이다. 코오롱생명과학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 역시 같은 기간 3만9500원에서 1만50원까지 74.5% 대폭 하락한 상황이다.

이는 지난 3월 불거진 코오롱그룹의 인보사 사태가 진화되지 않고 있는 탓으로 분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월 29일 ‘인보사-K’의 주성분 중 1개 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는 다른 세포라고 파악했다. 이로 인해 인보사의 국내 유통과 판매가 중단됐고 미국 내 임상도 멈췄다. 사태가 발생한 지 50여 일이 지났지만 아직 안정성 여부나 사태 원인 등은 뚜렷하게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보톡스 관련주인 메디톡스도 악재성 논란의 영향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메디톡스는 자사 제품 시판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제조번호를 임의로 바꾸고 실험용 원액을 쓰는 등 생산 공정을 조작했다는 논란이 지난 16일 JTBC 등 보도를 통해 나왔다. 이에 최근 4거래일 동안 주가가 12.6% 떨어지면서 22일 44만5500원까지 내려갔다. 한 달 전인 지난달 23일 메디톡스 주가가 61만4200원 수준이었다는 것과 비교하면 27% 가량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대 주주의 대량 블록딜 매각 소식에 주가가 크게 내렸다. 셀트리온헬스케어 2대 주주이자 JP모건 계열 사모펀드인 원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 20일 보유 중인 지분 650만주(4.5%)를 매각하기 위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에 나섰다. 이 영향으로 전날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9.65% 하락했다. 중장기 투자 의사를 밝혔던 원에쿼티파트너스가 지난해 9월 450만주(3%) 블록딜에 이어 이번에도 주식 매각에 나서면서 투심이 약화된 것이다.

코스닥 대표적인 바이오주들의 주가 하락이 잇따르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은 커지게 됐다. 개인투자자들이 이들 종목을 많이 사들인 탓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인보사 사태가 발생한 이후인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코오롱생명과학 주식을 233억원어치 사들였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4월 한 달 동안에만 누적으로 259억원어치를 사들였는데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4월 4만원대에서 5월 2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코오롱티슈진 역시 개인투자자들이 4월에만 218억원어치를 사들였는데 주가는 5월 들어 하락폭이 더 확대됐다.

메디톡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상황은 비슷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4월부터 생산 공정 조작 논란이 발생한 지난 16일까지 메디톡스 주식을 24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주가가 급락한 17일에도 저가 매수를 하려는 투자자가 몰리면서 79억원어치 순매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주가는 이후 3거래일 동안 각각 3.82%, 1.68%, 3.68% 하락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20일까지 450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블록딜 영향 탓에 21일 9.65% 급락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면 주가가 싸졌다고 판단하고 주식을 사들이는 현상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종종 나타난다”며 “악재가 해소되면 주가가 올라 수익을 볼 수는 있지만, 악재가 언제 해소될지 개인투자자로서는 판단하기 어렵고 기관이나 외국인의 매도세에 주가가 더 내릴 가능성도 있어 악재가 나온 종목을 매매할 때는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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