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단지, 6787가구 모집에 청약자 20만명 신청
“희소성·상징성 갖춘 10대 건설사 아파트 선호도 올라”
GS건설·현대건설 등 지난해부터 사업영역 확대

/ 그래픽=시사저널e DB

최근 대형건설사들이 지방 부동산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모양새다. 기존에 주력했던 수도권 지역은 신규 공급이 줄어든 데다 정부규제가 집중돼 사업 진행이 쉽지 않아서다. 이에 규제가 덜한 지방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형건설사들은 브랜드파워를 앞세워 지방 분양시장에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6797가구 모집에 20만명 몰려···“희소성·상징성 부각”

22일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10대 건설사(2018년 시공능령평가 기준)는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대구·대전·원주·춘천 등 10개 단지에 6797가구를 공급했다. 이는 전체 물량(1만7786가구)의 38%를 차지하는 규모다. 공급물량은 많지 않지만 청약 열기는 수도권 못지않다. 대형건설사가 공급한 10개 단지에는 20만7055명에 달하는 청약자가 몰렸다. 지방 청약자(35만9438명)의 절반 이상이 신청한 셈이다. 1순위 청약 경쟁률도 평균 30.46대 1을 기록했다. 전체 평균 경쟁률인 14.44대 1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중견건설사 텃밭이던 지방 분양시장에서 대형건설사들이 흥행할 수 있었던 요인은 브랜드파워 덕분이다. 특히 시공능력 상위에 포진된 10대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는 지방에 많지 않았기 때문에 희소성이 부각됐다. 실제 지난 3월 HDC현대산업개발이 대전 유성구에 공급한 ‘아이파크 시티’에는 10만건 이상의 청약통장이 몰리며 성황을 이룬 바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기존에 저렴한 공사비나 분양비가 선택의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수요자들의 눈높이가 올라 시세 차익을 더 고려하는 추세다”며 “이에 따라 희소성과 상징성을 갖춘 10대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수요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현대건설 등 지난해부터 주택사업 영역 확대

대형건설사들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지방을 공략해 왔다. GS건설은 지난해 강원 춘천과 전남 여수에서 아파트 브랜드 ‘자이’를 처음 선보였다. 현대건설 역시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앞세워 강원 속초, 경북 경산 등에 첫 발을 들였다. 아울러 대우건설(강원 춘천), 대림산업(경북 영천), 현대엔지니어링(전남 화순) 등도 수도권을 벗어나 주택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대형건설사들이 지방에 문을 두드리고 있는 이유는 수도권보다 정부 규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현재 수도권에서는 서울 전지역, 경기는 과천·성남·하남·고양·남양주·동탄2·구리·안양 동안·광교·수원 팔달·용인 수지·기흥 등 13곳이 ‘조정대상지역’이다. 금융은 물론 세금·전매제한·청약 등 많은 부분들이 규제를 받는다. 반면 지방의 경우 부산(해운대·동래·수영)과 세종시만이 조정대상지역에 속한다.

아울러 수도권 수주시장 축소에 따른 우려로 아직 개발할 곳이 남은 지방을 선점하겠다는 건설사들의 의지도 반영됐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수도권은 정부의 규제로 아파트 공급수단인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신규 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추세”라며 “이에 입지가 괜찮은 지방 거점도시를 중심을 통한 공급해 수요층을 다져나가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수도권에서 입증된 브랜드파워를 앞세워 물량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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