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현대重 대우조선 인수에 들끓는 ‘조선의 메카’ 울산
  • 김도현 기자(ok_kd@sisajournal-e.com)
  • 승인 2019.05.22 15: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물적분할 후 지배기업 서울行 의지···“세수·자존심 문제 더불어 총선 의식” 해석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중단 등을 요구하는 울산지역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 /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중단 등을 요구하는 울산지역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 / 사진=연합뉴스

‘한국조선해양’을 둘러싼 울산지역의 반발이 극심해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해 설립을 예고한 지주사다. 분할의 이유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다. 향후 한국조선해양은 지배구조상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윗자리에 놓이게 된다.

지역사회는 한국조선해양의 위치가 ‘사실상 본사’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한국조선해양의 본사가 울산에 소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대중공업 측은 향후 한국조선해양이 서울사무소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계동사옥에 본사를 둘 것이라고 소개하면서도, 현대중공업의 본사는 울산에 계속 남아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업체 관계자는 시사저널e와 가진 통화에서 “이번 분할로 인해 현대중공업에서 한국조선해양으로 소속이 바뀌게 될 직원은 약 500명인데, 이 중 최대 100여 명이 울산에서 서울로 자리를 옮기게 될 것으로 추산되고, 나머지 인력은 기존 서울사무소 직원들”이라며 “이마저도 지역사회의 우려 등을 감안해 울산 인력들은 소속만 바뀌고 근무지는 유지토록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본사가 울산에 본사를 두고 있고 분할에 따른 유출 인원도 극소수여서 지역에 큰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동시에 한국조선해양 본사를 서울에 두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내포돼 있기도 하다. 한국조선해양 물적분할 안건은 오는 31일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심의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울산 지역사회의 반대 움직임에 대해 사기업의 사업 활동을 두고 지역사회의 간섭이 ‘도를 넘은 것 아니냐’고 힐난한다. 하지만 업계의 반응은 달랐다. 충분히 우려할 만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이번 지역사회 반발의 배경에 대해 해석은 서로 상이했으나 전체적으로 △세수 감소 △생산 기지화 △총선 등 세 요인으로 압축되는 모습이다.

세수 감소 문제에 대해서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전 상황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 6개 회사로 분사했다. 존속법인인 현대중공업 외 △현대로보틱스(현 현대중공업지주)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 등을 인적분할하고 현물출자를 통해 △현대중공업그린엔너지 △현대글로벌서비스 등을 설립했다.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완성한 셈이다.

신설 5개 법인의 본사는 울산에 있지 않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대구에 본사를 뒀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현대로보틱스 등은 서울에,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는 판교에, 현대글로벌서비스는 부산에 각각 둥지를 틀었다. 그런 이유 탓에 물적분할을 통해 지배구조 상위에 위치하게 될 한국조선해양마저 서울로 향하자 울산 지역사회가 강한 우려를 표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울산은 ‘제조업의 메카’ ‘조선의 메카’로 불리며 우리 경제발전사에서 강한 존재감을 자랑해 왔던 도시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 과정에서 신설 법인들의 ‘탈(脫)울산 러시’로 수뇌부와 핵심 연구인력 등이 빠져나간 상황이기 때문에 울산이 생산기지로 전락할 것이란 시민사회의 우려가 팽배해졌다는 해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일 기업이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역으론 울산과 포항 정도가 거론되는데, 울산의 이 같은 이미지에 큰 영향을 끼쳤던 곳이 조선소로 대표되는 현대중공업이다”며 “현대중공업이 울산에서 속속 발을 뺀다는 뉘앙스만 풍겨도 다른 기업들의 투자가 위출될 수 있고, 시 차원에서도 법인 세수 감소 등 당면한 걱정거리가 한가득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울산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임금노동자들의 주민세·지방세 등은 500명 기준으로 7억원이며, 회사가 1조원 상당의 수익을 올릴 때 거둬들이는 법인세는 180억원선으로 파악된다. 인력이 줄어들고 사업 규모가 축소될 경우 부담이 가중될 만한 수치다. 현대중공업 측은 “법인세는 면적 및 인원 등에 따라 계산되는데, 현대중공업은 앞으로도 본사를 울산에 두고 각종 생산시설 및 인력 등도 그대로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지자체에 미칠 영향은 아주 미미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에서는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일련의 상황이 내년 4월 총선과 연계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역사회의 움직임을 이끈 주체는 송철호 시장을 중심으로 한 울산시와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 동구 지역 기초의회 의원들이다. 한 관계자는 “이번 인수와 관련해 노조가 파업을 진행 중”이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인 노동자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및 인수를 위한 현대중공업 물적분할에 반발해 파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16일 출정식을 연 후 부분 및 전면 파업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22일)은 상경집회를 실시한다. 노조는 주총 당일까지 반대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도현 기자
산업부
김도현 기자
ok_kd@sisajournal-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