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투자로 15% 수익··· 1조원대 IPO와 인수금융 투자도 주목
하반기 추가 유상증자 통해 해외 사업 더욱 확대

미래에셋대우가 해외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이 회사의 해외 사업 헤드쿼터라 할 수 있는 홍콩법인(Mirae Asset Securities HK Limited)이 연이은 성과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대체투자 부문뿐만 아니라 현지 기업 기업공개(IPO)·인수금융 등 분야도 다양하다.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은 하반기 증자를 통해 해외 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이 대체투자와 투자은행(IB) 등 다양한 부문에서 성과를 내면서 수익원을 다양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2015년부터 보유 중이던 두바이 국영항공사 에미레이트항공의 B777-300ER 항공기 2대를 일본계 리스사에 매각해 약 15%가 넘는 내부수익(IRR)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은 앞선 2015년 3월과 8월 에미레이트항공이 2011년과 2015년에 인도받아 사용 중이던 B777-300ER 항공기를 매입해 재임대하는 세일즈앤리스백(Sales and Lease back)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매입자금인 3억2000만 달러는 미래에셋대우뿐만 아니라 외국계 은행과 국내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이 공동으로 조달했다. 

인수금융 부문에서도 굵직한 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은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호주 소프트웨어업체 인수금융 딜에 참여한다. 딜 규모는 10억 달러 수준이고, 이 가운데 약 3200만 달러를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이 투자한다.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은 IPO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올해 초 홍콩법인은 중국 최대 영화 티켓팅업체인 마오얀 엔터테인먼트의 홍콩 IPO 공동주관사로 선정됐다. 이 기업의 가치는 1조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되는데 국내 증권사의 해외 법인이 1조원이 넘는 가치를 지닌 현지 유니콘 기업의 상장을 주관하는 건 이번이 첫 사례다.

글로벌 IB기업이 즐비한 홍콩에서 이러한 결실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의 행보는 더욱 주목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들이 어려움을 겪은 데는 현지에서의 낮은 인지도와 부족한 네트워크 탓이 컸다”라며 “대체투자와 IB에서 딜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그만큼 인지도가 높아졌고 네트워크가 확장됐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은 굵직한 딜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실적에서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은 올해 1분기 10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순이익 28억원)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성과가 나온 데는 미래에셋대우의 전략적인 홍콩법인 강화 방침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월 홍콩법인은 3101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섰고, 지난 1월에도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여기에 박현주 미래에셋 그룹 회장이 지난해 초 미래에셋대우 홍콩 글로벌 회장으로 취임해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에셋대우는 하반기 3500억원의 추가적인 유상증자를 통해 해외 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증자를 통해 대형 딜 참여를 늘리고 대체투자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며 “더불어 구조화 파생상품 중개 플랫폼 구축, 멀티솔루션 조직 신설 등 신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증자가 완료되면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의 자본금은 올해 1분기말 기준 1조4956억원에서 1조8500억원 수준으로 증가한다.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이 굵직한 딜을 만들어 내면서 순항하고 있다. 사진은 홍콩에 위치한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 빌딩. / 사진=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이 굵직한 딜을 만들어 내면서 순항하고 있다. 사진은 홍콩에 위치한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 빌딩. / 사진=미래에셋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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