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전략정비구역 1~4지구 사업 속도 진전
3.3㎡당 대지지분 가격 1억원 넘어서
한강 조망에 ‘숲세권’까지···강남권은 차로 5분 거리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서울 성동구 성수동이 한강변 ‘신흥 부촌’을 향한 걸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낙후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재개발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강북·강남 한강변을 통틀어 유일하게 50층 높이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는 점도 성수동의 미래를 밝게 해주는 요소다. 아울러 공장이 즐비했던 준공업지역에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서는 등 주변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는 중이다.

◇50층 아파트 추진, 한강변 라인 중 유일

성수동에서는 ‘성수동전략정비구역’(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1동 72-10번지 일대)이라는 이름으로 재개발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성수대교와 영동대교 북단 사이에 위치한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오세훈 시장 시절 ‘한강 르네상스’ 계획의 일환으로 발표된 5개 전략정비구역(성수·여의도·합정·이촌·압구정) 중 한 곳이다. 2011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일부 부지 기부채납 조건으로 용적률 314%를 적용해 최고 50층, 평균 30층의 아파트를 짓는 정비계획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성수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지역은 전략정비구역에서 해제된 상태다. 이에 따라 성수전략정비구역은 현재 한강변에서 유일하게 50층 높이로 새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지역이 됐다. 한강변 라인 중 개발 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으로 꼽히는 이유다. 이러한 기대감으로 인해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3.3㎡(구1평)당 대지지분 가격은 이미 1억원을 넘어섰다.

또 성수동전략정비구역은 강남 접근성이 우수하고 서울숲이 가까이에 있어 입지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수대교·영동대교·강변북로 등을 통해 5분 안에 강남권 진입이 가능하고, 2호선 성수역·뚝섬역, 분당선 서울숲역 등 3개역이 인접해 도심권 이동이 용이하다. 또 서울숲·뚝도수원지·뚝섬 유원지 등과 맞닿은 ‘숲세권’ 이기도 하다. 여기에 강북에서 보기 힘든 한강변 평지에 자리했다.

주변에 위치한 고급아파트들도 성수동 일대 가치를 올리는 요인이다. 2011년에 입주한 ‘갤러리아포레’는 강북 최고가 아파트로서 명성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2017년 성수전략정비구역 바로 옆 블록에 들어선 ‘트리마제’ 역시 성수동에 부촌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구역 내 이한건 1등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잠실·반포 등 강남권 매수자들이 많이 찾는 편”이라며 “최근에는 대출 규제 등으로 예전만큼의 열기는 아니지만 문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1~4지구로 나뉘어 재개발 사업 박차···4지구 진행이 가장 빨라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 사업은 1~4지구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가장 사업 진행이 빠른 곳은 4지구다. 2016년에 조합이 설립된 4지구는 서울시 건축위원회에 상정된 건축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1지구 역시 2017년 조합을 설립한 이후 건축심의를 준비 중이다. 3지구도 올 2월 성동구청으로부터 조합 설립을 승인받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2지구는 조합 설립 추진위원회 단계에 머물러 있다.

2지구는 정비구역 해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소유주들의 움직임이 바빠진 모양새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는 일정 기간 사업 진척이 없는 정비구역을 직권으로 구역 해제할 수 있다. 도정법에 따라 2지구의 추진위는 늦어도 내년 3월까지 조합을 설립해야 한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 등에 따르면 2지구 조합 설립 추진위원회는 토지 소유주들에게 조합 설립 동의서를 받고 있다. 동의율은 약 65%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토지 소유주의 75%가 동의해야 한다. 2지구 추진위 관계자는 “2지구가 해제되면 지금까지 해 온 작업들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징구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북쪽에 위치한 준공업지역도 공장단지 이미지를 벗고 IT업무지구로 변모 중이다. 이 지역은 2012년 ‘성수IT개발진흥지구’로 지정된 이후 지식산업센터 타운이 형성되면서 첨단산업을 비롯한 스타트업 기업들의 입주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삼표레미콘공장도 2022년에는 완전히 철거된다. 이 자리에는 수변 문화공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49층 고급호텔과 주상복합 2개 동이 들어서는 ‘부영호텔’도 호재로 꼽힌다.

각종 개발이 모두 완료되면 성수동 일대는 한강변 랜드마크로 새롭게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성수전략정비구역 일대는 1970년대를 연상케 할 정도로 주거환경이 낙후돼 크게 주목받지 못한 지역”이라며 “하지만 개발이 하나 둘 진행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뛰어난 입지와 초고층으로 지을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한남뉴타운과 함께 강북권 신흥 부촌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