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환 문제로 장애 발생 추정···노조 측 “열차 진로 확보 불가능” 주장
원인 모를 떨림·선로 침수 이어 안전 우려···7월 정상 개통 ‘빨간불’
김포시 “시정 조치 중···안전 문제 해결 없이 개통 강행 없을 것”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김포도시철도에서 전동차 떨림 현상과 선로 침수 가능성 등 안전 문제가 제기된 가운데 열차 선로를 바꿔주는 선로전환기도 오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정식 개통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포도시철도는 김포시 양촌읍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연결하는 경량전철로 김포한강신도시 내 주요 지역 등 총 10개 정류장을 경유한다. 오는 7월 27일 개통 예정이며 지난 10일부터 영업시운전에 들어갔다.

시사저널e가 21일 확보한 ‘김포도시철도 안전 문제’ 자료에 따르면 시운전 중인 김포도시철도 구간에서 선로전환기가 차축검지장치와의 호환 문제로 오작동했다. 차축검지장치는 레일과 바퀴 등이 닿는 부분의 이상을 감지하는 장치다. 김포도시철도에 설치된 차축검지장치는 국내 최초로 도입된 일본산 장비인데 사전 확인이 철저하지 못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이 자료를 작성한 김포도시철도 노조 관계자는 “차축검지장치 도입 당시 김포도시철도에 운용될 장비들과의 경합 사항에 대해 충분한 인터페이스가 이뤄지지 않아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궤도유지보수장비를 운용하면 선로전환기가 잠금 상태로 돼 버리는 장애가 발생하고 열차 진로를 확보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포도시철도 노조는 지난 9일 김포도시철도 직선 및 곡선 일부구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열차 떨림 현상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시운전을 계속 하고 있는데 김포공항역에서 양촌역 방향으로 들어오는 구간에서 일부 차량의 떨림현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열차 안에서 휴대전화 메시지나 책을 읽기 어려울 정도다. 차량이 심하게 흔들리다보니 노약자들은 넘어질 수도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열차 떨림 현상의 원인으론 차량 문제와 선로 문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노조 측에선 차량진동을 막아주는 유압장치인 뱀퍼 불량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진 건 없는 상황이다. 선로 문제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이재선 김포도시철도 노조위원장은 “차량 문제라면 제대로 차량 검수를 해야 할 것이다. 만약 선로 문제라면 이건 더 심각하다고 본다”며 “선로가 제대로 시공이 안 돼 있다면 탈선 사고와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차량 선로문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선로 침수 문제에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포도시철도는 경인 아라뱃길 밑을 지나는 구간도 있어 침수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성이 특히 요구된다. 하지만 본선 집수정 배수펌프의 예비전원이 없어 배수펌프의 연속적인 가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주 전력은 이중화로 구성돼 있으나 장비로 들어가는 전력은 이중화로 구성돼 있지 않아 문제 발생시 배수펌프 동작이 멈추고 선로 침수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노조 관계자는 “많은 배수펌프가 원인 모를 장애가 있다. 저희가 점검을 했고 김포시에서도 알렸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답변은 없는 상태”라며 “배수펌프가 작동을 안 하면 물을 밖으로 배출해야하는데 안하면 유사시 터널 안 침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포도시철도는 1인역사 맞교대 근무로 계획돼 있는 데 비상상황에 대처하기엔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점심시간이나 휴게시간에는 역사 근무 인원이 사실상 없는 상태라 플랫폼 사고 등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적절한 대처가 어렵다는 것이다.

노조 측은 이같은 문제들이 차량인수검사 등 안전 점검을 졸속으로 진행해 이같은 문제들이 야기됐다고 주장한다. 노조 관계자는 “차량인수과정에서 점검해야 할 것들이 많다. 제대로 점검하려면 2~3일은 걸쳐 점검해야하는데 김포도시철도는 반나절 만에 점검하고 이상없다고 결론냈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전문유지관리 인력의 이탈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탈 인력이 더 늘어나면 유지관리 업무가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김포도시철도 관리 감독 기관인 김포시 측은 “2015년부터 김포도시철도를 건설하면서 교통안전공단 등과 절차에 따라 모든 안전상의 문제를 해결해 왔다”며 “시설검증 과정에서 (노조측에서 제기한) 내용을 포함한 문제가 나왔었고 조치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는 시운전 단계에서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단계다. 모든 절차는 법적으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기 문제와 침수 우려 등 김포도시철도의 부실 개통 우려가 커지자 일각에선 7월로 예정된 정식 개통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9일 열린 ‘김포도시철도 안전개통 요구’ 기자회견에서도 노조가 개통 연기를 요청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  

김포시 측은 “안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 데 개통을 강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안전 조치들이 완료돼 한국교통안전공단의 검증이 완료돼야 개통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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