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제약 영업익·순이익 각각 65.7%, 46.6% 하락···원재료 매입단가 상승이 원인, 가격 낮은 매입처 모색
에스티팜 매출 44.6% 하락, 영업익 적자 전환···특정사·특정 품목 치중이 원인, 다양한 거래처 추진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종근당그룹과 동아쏘시오그룹에서 각각 원료의약품 제조와 판매를 담당하는 계열사의 올 1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근당 계열사인 경보제약의 경우 원재료 매입단가 상승이 주원인으로 파악돼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매입처를 모색하고 있다. 동아쏘시오 계열사인 에스티팜은 그동안 특정 회사 특정 품목에 편중됐던 영업을 개선해 다양한 거래처 확보를 추진 중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제약사들의 올 1분기 매출은 소폭 상승한 반면 수익성은 악화됐다. 전년 동기에 대비한 제약사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하락률이 평균으로 환산해도 두자릿수로 집계되는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한 제약그룹 내 원료의약품 제조 계열사의 수익 악화가 두드러져 눈길을 끈다. 대표적 사례가 경보제약과 에스티팜이다.

우선 경보제약의 경우 올 1분기 매출액이 449억1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 하락한 경영실적을 나타냈다. 문제가 심각한 부분은 수익성이다. 경보제약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7억8200만원과 21억57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65.7%, 46.6% 하락하는 부진을 보였다. 앞서 경보제약은 2018년 2013억4400만원 매출로 전년 대비 5%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72억6700만원을 올려 30%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30%가 넘는 수익성의 악화가 확인됐으며, 올해는 이 추세가 더욱 뚜렷해진 것이다.  

이같은 실적은 종근당과 대조적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종근당은 1분기 2340억900만원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7.1% 성장했다. 순이익도 105억6700만원을 기록해 290.8%의 높은 성장률을 보고했다. 종근당은 이 흐름이 지속될 경우 올해 연매출 1조원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경보제약의 부진한 실적과 관련해 종근당은 원재료 매입단가 상승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의약품 원료 제조에 특히 해외에서 수입하는 원재료 비중이 높은데 단가 상승이 수익성 악화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또 직원 임금 상승과 연구개발비 증가도 수익성 부진의 원인으로 파악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이다. 

이에 종근당은 경보제약의 경영실적, 특히 수익성 호전을 위해 원재료를 좀 더 싸게 매입할 수 있는 공급처를 두루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원료 제조 공정을 개선해 전반적 비용을 줄이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종근당과 경보제약은 그룹 지주회사인 종근당홀딩스 산하의 계열사로 엮여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경보제약 경영실적은 종근당의 연결재무제표에 속하지는 않는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에스티팜의 올 1분기 매출액은 156억8800만원이다. 전년 대비 44.6% 하락한 실적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마이너스 75억9100만원과 마이너스 52억67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실적이 부진한 경보제약도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에스티팜은 적자로 전환되면서 상대적으로 상황이 더 심각한 것이다. 에스티팜은 지난해 972억9900만원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52% 하락률을 기록했었다. 매출이 반토막 난 것이다.  

반면 같은 그룹에 속해 있는 동아ST의 경우 1분기 매출액 1426억9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1% 성장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204억3400만원과 201억63만원을 기록하며 94.0%, 167.0% 증가한 실적을 공개했다.    

에스티팜의 경영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은 특정 회사 특정 품목의 원료 제조에 주력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제조하는 C형간염치료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실제 올 1분기에는 길리어드에 납품한 물량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하반기 길리어드 내부 사정으로 인해 납품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에스티팜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 들어 1월부터 4월까지 글로벌제약사 두 곳에서 260억원 규모의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의약품을 수주한 상태다. 또 저비용 고효율의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통해 다양한 신약개발 과제를 선정해 수행하고 있다. 현재 3건의 전임상단계 프로젝트, 8건의 초기단계 프로젝트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동아ST와 에스티팜 역시 앞서 언급한 경보제약의 사례처럼 같은 동아쏘시오그룹의 계열사다. 이에 에스티팜 실적은 동아ST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는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그룹의 주력 제약사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원료약 계열사의 부진은 부담이 될 것”이라며 “보수적인 업계 흐름과 달리 어느 업체가 먼저 적극적으로 변화하느냐에 따라 경영실적 회복 속도의 차이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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