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1200% 용적률’ 논란에도 모습 드러내는 e편한세상 시티과천
  • 노경은 기자(nice@sisajournal-e.com)
  • 승인 2019.05.2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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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례없는 용적률에 감사원 행정감사 진행절차 중이지만 분양절차 제재 근거 없어
과천서 그레이스호텔 부지 등 과밀 오피스텔 분양 이어질 듯
다음달 과천시 별양동 1-22 일원에서  분양하는 e편한세상 시티 과천 조감도 / 사진=대림산업
다음달 과천시 별양동 1-22 일원에서 분양하는 e편한세상 시티 과천 조감도 / 사진=대림산업

전국서 유례없는 용적률로 논란을 빚었던 과천의 오피스텔이 주민 반발에도 불구하고 분양절차에 돌입한다. 이른바 ‘괴물’ 용적률은 감사원의 행정감사는 물론 도시관리계획 검토 용역까지 유발했지만, 감사 도중이어도 분양을 위한 행정절차를 막을 제재 권한은 없다는 감사원과 시의 설명에 시행업체와 건설사는 분양 일정대로 순항할 수 있게 됐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내달 과천시 별양동 1-22 일원에서 e편한세상 시티 과천 분양을 위한 견본주택 설립과 홍보작업에 나섰다. 이는 과거 코오롱 본사 사옥을 허물고 지하 7층~지상 28층, 1개동, 총 549세대로 구성된 오피스텔을 짓는 사업으로 현재는 철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 3월 말 철거 작업에 앞서 바람에 가시설물(펜스)이 주저앉으며 시로부터 한차례 철거중단 명령을 받는 불상사가 생겼지만 이 사업장을 둘러싼 잡음은 약 2년 전부터 끊이질 않았다. 1218%의 전국서 유례없는 오피스텔 용적률 허가에서 비롯됐다.

앞서 과천시는 정부청사의 세종시 이전 등으로 인한 상업지역 침체와 건물의 노후화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지구단위계획상 용적률 완화 등 재건축 활성화를 유도했다. 그런데 지역경제 활성에 도움이 되는 기업 유치나 상업시설 신축은 없이 건설업자 입장에선 소위 돈이 되는 성냥갑 오피스텔 건립만 추진됐다.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비주거용도로 분류돼 상업시설 내 오피스텔 건축만으로 비율을 채우는 게 가능하다는 법망의 허술함을 이용한 것이다. 조례 해석상 애매하다는 이유로 제 때 경관심의를 받지 않고 건축허가가 난 뒤 뒤늦게 경관심의를 받은 점 등에 대해선 사업자 특혜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렇게 과천에서는 용적률 1300%에 달하는 성냥갑 오피스텔 건축이 이 곳 외에도 그레이스호텔(재건축 후 오피스텔 건립), 미래에셋 연수원 부지(오피스텔 건립) 등에서 추진 중이다. 업계에선 과천이 법 아닌 마법으로 개발업자 배불리기 좋은 지역이란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결국 시민의 반발로 1300%에 달하는 오피스텔 용적률 인허가를 내준 게 합당한지 감사원 감사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시공사인 대림산업은 서울 서초동에 견본주택을 짓는 등 내달 분양을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과천시청 관계자는 “철거작업만 진행 중이고 아직 착공은 안 했다. 시공사는 착공을 한 뒤 분양승인 절차도 밟아야 분양이 가능한데 이에 앞서 홍보작업부터 미리 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과천시청 관계자는 “감사가 진행 중이지만 감사절차 중 분양을 위한 행정절차를 막을 권한은 없다는 감사원 측 설명이 있었기 때문에 홍보작업 및 분양 돌입이 문제가 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과천은 좀처럼 보기 힘든 천혜자연과 주거단지가 어우러진 수도권 내 몇 안되는 지역이라는 컨셉이 확고하다. 그러나 이번 오피스텔 분양 및 착공이 이뤄지면 줄줄이 비슷한 시기, 비슷한 용적률로 인허가 받은 성냥갑 오피스텔로 기존 이미지는 퇴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역 내 고층 주택은 랜드마크라는 이유로 환영받지만 이곳은 벌써부터 상업지역 침체를 활성화시킨다는 당초 계획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역민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기반시설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통상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교통유발부담금이나 학교용지부담금 등을 내지 않는데 주거용 오피스텔이 높은 용적률 탓에 다세대가 입주할 경우 도로나 학교 등 기반시설 부족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피스텔의 법정 주차대수는 지자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통상 일반 아파트보다 훨씬 적다. 

과천에 사는 30대 주민 A씨는 “오피스텔 예정지는 대로변이 아니라 2차선 수준의 이면도로다. 용적률만 올려 과도한 거주자를 수용하면서 지금도 심한 교통체증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문제도 심각하다. 오피스텔이 1인 가구 뿐 아니라 일반 아파트 같은 20~30평대 평형도 있는데 과천에는 중학교가 2곳이 전부다. 수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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