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자본시장특위, 퇴직연금 제도 개선 논의 결과 발표
기금형 퇴직연금 선택적 도입, DC형에는 디폴트 옵션 도입 추진
최운열 위원장 “퇴직연금 연 수익률 3%시 은퇴시점 적립금 56% 증가”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특위 최운열 위원장(가운데)과 김병욱(왼쪽), 유동수 의원이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금형 퇴직연금 등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특위 최운열 위원장(가운데)과 김병욱(왼쪽), 유동수 의원이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금형 퇴직연금 등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정부 여당이 수익률 부진에 빠져있는 퇴직연금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법안 발의 등 절차를 거쳐 기금형 퇴직연금과 디폴트 옵션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 특별위원회(이하 자본시장특위)는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퇴직연금 제도 개선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자본시장특위는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의 국정과제 5대 특별위원회 중 하나로 출범했다. 자본시장특위는 혁신성장 지원과 국민자산 증식을 위한 자본시장 주요 제도개선 과제들을 논의했고, 지난 3월 첫 번째 과제로 꼽힌 자본시장과세체계의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퇴직연금 제도 개선은 자본시장특위의 두 번째 과제로 논의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민연금(1층, 1988년 도입)·퇴직연금(2층, 2005년 도입)·개인연금(3층, 1994년 도입)의 ‘3층 노후보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 문제로 국민들의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보장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실제 최근 5년간(2013~2017년)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2.33%로 국민연금(5.20%)에 비해 크게 저조한 상황이다. 
 
자본시장특위는 수익률 개선을 위해 ‘기금형’ 지배구조를 선택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노·사·외부 전문가가 만든 기금운용 위원회가 해당 기업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관리하면서 금융투자사들에 자금 운용을 맡기는 것을 말한다. 자본시장특위는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사용자와 퇴직연금 사업자의 이해관계에 따른 ‘계약유치’ 경쟁 대신 ‘자산운용 수익률’ 경쟁이 유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근로자 스스로 운용책임이 있는 확정기여(DC)형 가입자들을 위한 디폴트 옵션이 추가로 도입될 전망이다. 디폴트 옵션은 옵션 행사 시 가입자가 별도로 운용 지시를 하지 않더라도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운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자본시장특위는 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이 도입되면 전문성 또는 시간 부족에 따른 자산운용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최운열 자본시장특위 위원장은 “퇴직연금 연수익률을 3%만 끌어올리면 은퇴시점에 적립금이 56%나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퇴직연금 제도 개선은 국민들의 안정적인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자본시장 특위에서 제안한 제도개선 사항은 모두 노·사와 근로자들의 선택권을 확대시켜주는 것일 뿐 강제사항이 아니므로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현행 퇴직연금 체계 내에서의 유지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자본시장특위에서 마련된 퇴직연금 제도개선 방안 중 기금형 퇴직연금은 이미 정부입법으로 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DC형 퇴직연금에 대한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은 향후 당정간의 협의를 거쳐 입법화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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