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와해 의혹 조사받은 이상훈 의장은 1년 전 구속영장 기각
‘삼바 분식회계’ 그룹 개입 의혹 정현호 사장 수사 추이에 주목

정현호 삼성전자 사장(왼쪽)과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 사진=연합뉴스
정현호 삼성전자 사장(왼쪽)과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오른팔’ 이라고 불리는 두 사람이 1년 사이 모두 검찰 조사를 받을 위기에 처하게 됐다. 작년 ‘노조 와해 의혹’으로 조사받았던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에 이어, 정현호 사업지원TF 팀장(사장)까지 수사선상에 오르게 된 것인데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송경호 부장검사)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윗선을 향하고 있다. 김태한 대표도 수사선상에 올랐지만,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정현호 사장의 소환조사 여부다.

정 사장의 조사 여부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재용 부회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그의 조사 결과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이 그룹 수사로 뻗어나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11월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며 사업지원TF를 만들고 그 대표에 정 사장을 임명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각 회사 간, 사업 간 공통된 이슈에 대한 대응과 협력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사업지원TF 신설 목적에 대해 설명했다. 한마디로 전자부문 컨트롤타워를 맡기겠다는 것이었다.

정 사장은 삼성 내 대표적인 ‘이재용의 오른팔’로 거론된다. 1990년대 중반 이 미국 하버드대에서 함께 MBA를 공부해 이 부회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새로운 삼성의 핵심역할을 할 인물로 거론돼 왔다. 한 재계 인사는 “과거 삼성 내 핵심 인물들이 모두 세대 교체됐는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정현호 사장”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그룹 내에선 물론, 재계에서도 존재감을 느낀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 사장과 함께 또 다른 이재용 부회장의 오른팔로 거론되는 인물이 이상훈 의장이다. 이 의장은 구조조정본부와 미래전략실을 거친 재무통으로 이 부회장의 신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이 의장은 지난해 검찰조사를 받은 바 있다. 작년 9월 검찰은 그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관련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린 것으로 의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된 바 있다.

과거 이건희 회장 시절 주요 인사들이 물러나고 정 사장과 이 의장이 각각 주요 직책을 맡게 되자, 이 부회장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정 사장이 소환조사를 받으면 삼성과 관련한 굵직한 두 사건과 관련해 이 부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인물들이 모두 검찰조사를 받게 된다.

정 사장에 대한 소환조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번엔 검찰이 정 사장과 같은 조직에 있는 사업지원TF 소속 임원들 구속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이 의장 케이스와 차이가 있다. 해당조직 임원들 진술 여부가 윗선인 정 사장 수사에 막대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삼성 입장에선 이 부회장 시대를 열어갈 핵심인물들이 모두 수사 위기를 넘길 수 있을지, 검찰 입장에선 1년 전 이 의장 구속실패와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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