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롯데쇼핑 주가 올들어 각각 20.8%, 23.6% 내려
식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온라인 소비 늘어
“수익성 약화 우려 크지만 경쟁력 강화시에는 반등 가능성도 있어”

이마트(위)와 롯데쇼핑 주가 흐름. / 그래프=키움HTS.
이마트(위)와 롯데쇼핑 주가 흐름. / 그래프=키움HTS.

국내 대형 유통사들이 부진한 주가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이마트와 롯데쇼핑 등 오프라인 대형 마트 사업을 하고 있는 종목들의 주가 하락이 심상찮다. 소비자들의 구매행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고 있는 데다 온라인 채널마저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등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 변화가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들 역시 온라인 사업에 막대한 공을 들이고 있어 오프라인 사업과의 시너지가 나올 경우 중장기적으론 반등 가능성도 점쳐진다.

◇ 부진한 주가흐름 보이는 대형 유통주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마트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 17일 14만4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1월 2일 시작가인 18만2000원에서 20.8% 하락한 수치다. 이 기간 코스피가 0.2% 상승했고 유통업 지수가 0.1%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이마트 주가의 하락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20일 오전 10시 25분 현재 장중 1.03% 상승하고는 있지만 큰 폭의 반등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나쁘지 않은 주가 흐름을 보였다. 이마트 주가는 2016년 9월 15만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 2018년 2월 26일에는 장중 32만3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창고형 매장인 트레이더스와 이마트 PB(Private Brand·자체 브랜드)인 피코크 등의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감에 지난해 초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현재 50%가 넘는 평가 손실을 입고 있다.

롯데쇼핑 역시 주가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이달 17일 16만150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올해 1월 2일 시작가 21만1500원에서 23.6% 하락한 수치다. 롯데쇼핑도 지난해 4월 중 26만7000원을 기록한 이후 큰 반등없이 하락세가 지속되는 모양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 다른 대형 유통주들도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이들 종목은 올해 들어서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달 들어선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는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34% 가량 상승했지만 이달 들어서면서 15% 가량 내렸다. 현대백화점 역시 이달에만 14.1% 하락했다.        

◇ 비우호적 영업 환경 확대 영향···온라인 경쟁력 갖춘다면 반등 가능성도 

이같은 대형 유통주의 주가 부진 배경에는 영업환경의 변화가 꼽힌다.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가 대형 유통사들의 수익 기반인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는 온라인으로 옮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2015년 54조원을 기록했던 온라인 쇼핑시장 거래액은 지난해 90조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134조원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 국민의 소매판매액 대비 전자상거래 비중도 2011년 10% 안팎에서 지난해 24.5%를 차지하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대형마트의 경우엔 철옹성 같던 식품 부문에서도 온라인 업체들의 침투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식품 카테고리는 대형마트 매출에서 50%를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빠른 배송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신선식품 관련 사업 확장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을 통한 음료품·농축 수산물 거래 규모는 2013년 4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13조원으로 상승세다.

이러한 영향에 이미 대형 유통업체들은 부진한 실적을 내놓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6% 줄어든 7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마트 오프라인 할인점의 영업이익이 114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9.5% 감소한 영향이 컸다. 롯데쇼핑도 롯데슈퍼 부진 등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한 205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놨다.  

대형 유통사들의 현재 상황은 좋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반전의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대형 유통사 규제, 최저 임금 인상, 카드사 수수료 증가 등 수익성을 갉아먹을 요인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온라인으로의 소비 행태 변화가 가장 큰 리스크다”며 “다만 이는 기회 요인이 될 수도 있는데 기존 대형 유통사들은 온·오프라인 채널 병합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고 오랜 업력에 기반한 상품소싱 등을 잘 활용한다면 경쟁 우위에 설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초 계열사들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합해 신설법인인 ‘쓱닷컴’을 출범시켰다. 이러한 시너지에 올해 1분기 쓱닷컴의 매출은 65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 늘었다. 롯데그룹 역시 유통 계열사 온라인 사업 통합 및 강화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온라인 사업 부문에 약 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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